'허탈'과 '당황'. 이것이 김대중대통령시대를 맞는 대구·경북지역민의 심정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어쨌든 50년만에 맞는 여야정권교체로 의미가 부여된 개표결과를 두고 이 지역은 예상하지 못한 충격에 휩싸였다. 따라서 앞으로의 대구 경북지역의 정치성향이나 민심도 승자인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어떻게 이런 지역정서를 극복하고 얼마나 대화합의 정치를 열어나가느냐에 비중이 실려 있다.
대구 72.7%%, 경북 61.9%%. 낙선한 이회창 한나라당후보에게 지역은 그렇게 몰표를 줬다. 김대중당선자는 대구 12.5%%, 경북 13.7%%의 지지를 끌어냈다. 이후보의 선택은 반(反)DJ에 대한 차선의 결과였다는 분석이다. 김대중당선자도 당선기자회견에서 "대화합의 정치를 펴겠다"고 밝혔듯이 이러한 지역감정을 잘 알고있다.
대구·경북지역은 박정희 전대통령이래 30여년을 정권을 담당했던 소위 정권창출지다. 지역의 정치는 물론 경제 문화 사회조직이 정치권 상층부와 곧바로 닿아있었고 그 폐해 또한 만만찮았다.그러나 이제는 그마저도 옛노래가 되어버렸다. 지난5년간 김영삼정권하에서 맛보았던 소외감 정도로는 설명되지 않을 서러움을 미리 예상한 때문이다. 이제 대통령당선자는 이 지역의 이런 우려들을 불식시켜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 국민적 화합이 가능하다.
92년 12월 김영삼대통령을 만들어낸 이 지역민은 대통령에 취임하자 서운한 감을 지울수가 없었다. 96년 착공된 경부고속철도 대구통과구간이 김영삼대통령 취임직후인 93년8월 곧바로 지상화로변경됐고 당초 직선이던 칠곡~대구~경산구간 노선도 공사비와 보상가등을 이유로 곡선화됐다. 대구시와 시의회, 시민들의 대대적 반발에 부딪혀 95년6월 지하화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도 한번씩 연막을 피워 시민들에게 불신감을 주고있다. 당초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주 제2경마장 건설은 김영삼대통령이 취임1년이 되도록 해결을 못짓고 이지역과 부산간 갈등을 일으키다가 경주쪽으로 결론지어졌다. 위천국가산업단지 지정도 결국은 정권이 외면해버렸다고 시민들은 믿고있다.여기다 이지역출신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됐고 정치인들이 무더기 사법처리됐다.이제 김대중시대를 맞고있다. 이 지역민은 불안과 우려속에 새로 탄생할 정권을 지켜보고있다. 그러면서 지역민들은 김당선자가 특정지역을 껴안음으로써 상대지역에 불이익을 주는 어리석음보다큰 정치를 폄으로써 국민적 화합을 이루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서 대구·경북을 비롯, 이나라를 동서로 나누는 분할구도를 정치력으로 통합하고 인정받으려 노력할 것이라 예측한다. 지역민의협조는 이런 대승적 차원에서 큰정치가 펼쳐질때 긍정적으로 표현될 것이다.
지역의 변화도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당내체질을 개선해 건전한 비판세력으로서의 야당으로 변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압도적지지를 보낸 후보가 낙선했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대안을제시하는 견제세력으로 자리잡아야 지역민의 지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기때문이다. 집권경험이 있는 정당으로서 지역민의 정치의사를 한곳으로 모았던 저력을 이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새로운 리더십을 키울때만이 지역민의 신뢰를 얻을수 있음을 선거결과를 통해 알았을 것이다.
대선을 지켜본 본사 대선보도자문단들은 선거총평에서 "당선자는 경제회생만큼이나 지역감정 해소에 힘을 기울어야 할것"이라며 지역감정 해소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지역민들도 개발시대의 주역답게 국가난국해결에 적극적으로 국정에 협조해나갈때 전망은 밝을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동기교수(영남대)는 "김당선자는 정치·경제등 국가경영이 지역패권주의에 흐를때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잘 알고 있을것이며 따라서 그런 우는 범하지 않을것"이라며 큰정치를 기대했다. 또지역민들도 'DJ=정부'가 된 시대에 비협조와 방관보다는 복합적 사회구조속에서 대통령이 누가됐더라도 국가정책에 협조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李敬雨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