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통 파노라마 선진국 현장-미국 5

고객만족

미국 유통업의 기본이자 최종목표는 고객만족경영이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는 치열한 경쟁환경속에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

유통업체들은 고객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이 때문에 고객중심에서 업태가 분화 전문화되고 있다.미국 유통업체들은 우리처럼 고층건물이 아니라 대다수 단층건물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고객들이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또 동선이 짧아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기 쉽고 주차장도 우리처럼 지하에 있는것이 아니라 건물앞넓은 공간이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노약자나 장애자를 위해 장애자용 쇼핑카트를 비치해 둔다. 몸이 불편해도 쇼핑하는데 문제가 없어진다.

쇼핑카트도 국내와는 달리 계산기가 달려있다. 고객들이 스스로 구매단위를 체크할 수 있으며 충동구매를 했을 경우 구매단위를 줄일 수 있게끔 배려한 것이다.

원스톱쇼핑을 위해 매장내에 은행 사진관 미장원 여행사 약국 등이 있는 것은 기본. 최근에는 오토센터 정원에 관련된 화분 묘목 잔디 비료 등을 파는 가든숍까지 갖추고 있는 추세이다.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노드스트롬백화점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제일의 서비스기업으로 이름나 있다.

미국인들에게 진한 감동을 이끈 노드스트롬의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중부에 사는 한 고객이 노드스트롬의 통신판매 책자를 보고 우편으로 구두 한 켤레를 주문했다.노드스토롬은 카탈로그만 보고 제품을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고객에게 세 켤레의 구두를보냈다. 그런데 이 고객은 한 켤레는 자기가 신고 나머지 두 켤레는 일년동안 방치해버렸다. 고객은 어느날 청소를 하다 이 구두를 발견하고는 미안해서 자기부담으로 돌려보내려고 했다. 그러자노드스트롬에서는 그냥 수취인부담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노드스트롬은 교환과 환불이 철저하다.

고객이 물건을 살 경우 비슷한 유형의 여러가지 상품을 내놔 상세한 제품설명을 곁들여 고객들이비교구매가 자유롭도록 해 주며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친절한 인사말을 건넨다.계산대직원도 따로 없다. 고객을 모신 직원이 직접 계산대까지 가서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이같은 고객서비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직원 스스로 최선의 판단을 내리도록 한 회사측의 권한위임과 직원들의 철저한 고객중심사고에서 기인한다.

월마트도 빼놓을 수 없다.

월마트의 얼굴인 그리터(Greeter)제도는 월마트가 세계최고의 유통업체로 발돋움하는데 밑거름이됐으며 점포전체의 매출과 질을 좌우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지대하다.

그리터는 매장안내자를 말하며 대부분은 60세전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라는 점에서 이채롭다.이들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일단 웃는 얼굴로 고객을 맞이한다. 쇼핑카트를 건네준다. 고객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것이 기본이며 낮익은 손님을 보면 이름을 부르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어린이고객은 특별손님이다. 고객의 질문을 받으면 정중히 대답한다. 고객이 나갈 경우 출구에서정중히 인사말을 건넨다.

월마트는 지역사회 공헌에도 으뜸이다.

점포별로 지역기금을 조성, 인력창출 장학사업 환경보호사업 등의 지역을 위해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

미국업태는 고객욕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업태의 발달양상이 달라진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도 고객이 업태에 맞춰가고 있다.

선진유통의 핵심은 어떻게보면 고객만족경영이다. 물론 기술적인노하우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통업체들은 고객만족노하우는 상대적으로 등한시 하는 경향이 짙다.

고객이 외면하는 업태는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것이다.서비스의 선진화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미국·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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