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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과학(41)-드라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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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관에서 슬며시 일어나 살아있는 여자를 공격해 피를 빨아먹는다는 드라큘라. 창백한얼굴과 뾰족한 송곳니의 이 흡혈귀 백작은 헐리우드 공포영화의 단골메뉴다.

'드라큘라'는 원래 유럽과 아시아에 널리 퍼져있는 흡혈귀(뱀파이어) 전설을 브람 스토커가 변형하여 만든 소설(1897)의 이름이다. 1931년 브라우닝의 고전영화 '드라큘라'가 크게 성공하면서 그후 수십 편의 아류 흡혈귀 영화가 만들어졌다. 최초의 드라큘라 백작이었던 벨라 루고시는 이 배역으로 대스타가 되었고, 최근에는 게리 올드만이나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까지 흡혈귀로 등장하기도 했다.

드라큘라 백작은 과연 누구일까. 실제로 흡혈귀는 존재하는 것일까. 데이비드 돌핀이란 학자가1985년에 제안한 학설에 따르면 흡혈귀는 '포르피리아'라는 유전병에 걸린 환자라고 한다. 이 병은 근친상간과 같이 가까운 유전자만을 받게 되면 발생하게 되는데, '포르피린'이라는 단백질이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르피린은 헤모글로빈이 철분과 결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단백질이다. 헤모글로빈이 철분과 결합하지 못하게 되면 몸 곳곳으로의 산소 공급이 불가능해진다.

포르피리아 환자는 흡혈귀와 유사한 특징들을 갖고 있다. 이 환자들은 혈중 헤모글로빈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드라큘라처럼 창백한 피부를 가지게 된다. 또 빈혈로 심하게 고통받게 된다.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된 포르피린 고리는 피하지방층에 저장되는데 이 물질은 태양빛 아래에서는 전리되어 피부에 손상을 주는 큰 물집을 유발한다. 따라서 이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태양빛을두려워한다.

브람 스토커의 소설에서는 드라큘라가 마늘도 두려워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마늘에는 포르피리아 환자들의 잃어버린 단백질 고리를 대체해주는 기능을 가진 효소가 들어 있다고 한다. 이것을 드라큘라가 먹으면 필요한 생화학 물질의 갑작스런 증가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돌핀 박사는 이러한 이유로 드라큘라가 마늘을 싫어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포르피린 고리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잇몸이 주저앉는 합병증 증세를 보인다. 이것은환자의 이가 정상인의 그것보다 더 커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드라큘라의 송곳니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된다.

포르피린 고리가 제 역할을 못하는 드라큘라는 정상인의 피를 섭취해야만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수 있다. 물론 섭취된 피는 소화기관으로 들어갈 뿐 혈관 속으로 유입되는 것은 아니어서 단백질을 보충해줄 뿐이긴 하지만 말이다.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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