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BC 미니시리즈 사랑

이상한 사랑 방정식 제자가 스승의 연인을 가로채고 유부남이 묘령의 처녀와 사랑을 나누며 인생을 즐긴다.또 IMF한파로 수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고 직장을 잡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현실과는 달리 취직을 하고 싶으면 일자리가 생긴다. 마치 동화에서 요술을 부리는 '도깨비 방망이'를 갖고 '일 나와라'고 외치면 '일자리'가 생기는 식이다.

MBC가 '복수혈전'의 후속작품으로 방송하는 특별기획 미니시리즈 '사랑'(극본 주찬옥 연출 이진석)이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랑'은 연하의 남자(장동건 분)와 연상의 미망인(김미숙 분) 사이에서 싹트는 사랑의 감정을 중심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프로이다.

물론 갈수록 서구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연하의 남자와 8살 연상의 미망인 사이에서 싹트는 사랑을 사회적 통념을 깨뜨린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눈감아 줄 수도 있다.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 있는 동양적인 사상의 한 줄기인 '군사부일체'라는 사상을 과감히 깨뜨리고 스승(이영하 분)의 연인을 가로채는 행위를 '사랑'이라는 환상속에서 미화하는 것이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의문이다.

또 최근 취업을 하지 못해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전전 긍긍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채 외국에서가이드 생활을 하며 '인생을 재미있고 자유롭게' 산다는 허울속에서 '어영부영' 떠돌던 청년이 괜찮은 직장에 자리를 잡게 하는 상황설정도 현실과 괴리감을 느끼게 하고 거부감을 준다.게다가 아내(이주경 분)와 정부(김지수 분)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인생을 즐기는 의사(정보석 분)를등장시켜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불륜행위'를 당연하다는듯이 보여주는 것은 이 드라마가 다른 방송사의 경쟁 프로와 시청률 경쟁을 벌이기위해 '그렇고 그런' 사랑타령을 늘어놓는 내용을 담고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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