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가 몰아친 이래 큰 아파트를 줄여서 단칸 셋방으로 옮기거나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못해계약한 아파트를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또 최근 PC 통신에 오른 글들은 IMF 시대 주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어려운 심정을 대변해준다.
'…40평 남짓한 공간에 자리잡고 있었던 살림살이를 16평의 공간에 맞춰야 하니 모두 버리고 가야할 것 같다. 먼저 소파를 버리고 장롱도 버려야 할 것 같고 식탁도 버리고 애들 이층침대도 들어갈 공간이 없을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집안을 휘 둘러보니 가슴이 쓰려왔다. 내가 쓰던물건들이야 버려도 크게 섭섭한 감정은 없었다. 그런데 2층 침대를 나란히 붙여놓고 경주랑 유란이가 새근새근 잠들었던 침대를 버려야 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킬까. 우리가 살고 있는 거실만한 공간에서 네식구가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 되다니….
남편은 요즘 부쩍 말이 없다. 아들녀석에게 이사를 가야한다고 얘길 했더니 그럼 우리는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는거냐고 물었다. 너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냐고 했더니 아주 큰 집에서 살고싶단다. 이사를 간다니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지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략'
경산 코오롱에 근무하는 김홍광씨(41.대구시 동구 신기동)는 지난달 31일 청약해둔 30평짜리 경산'ㅎ'아파트를 포기했다. 5년만기 재형저축을 넣어서 장만한 돈으로 계약금과 중도금 이자까지 약1천만원을 불입, 내집 장만의 꿈에 부풀었던 김씨는 할부금융으로부터 빌린 주택 대출금의 이율이연13%%에서 25%%로 오른다는 통보를 받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분양 포기각서에 도장을찍었다. 물론 총 분양금의 10%%, 1천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아내 김성희씨는 "모든 기업체들이 감원이다, 감봉이다 그러는데, 남편 월급이 제대로 나온다는보장도 없고, 한달에 대출이자를 80만원씩 물고는 살림이 될 것 같지 않아서 일찌감치 포기하기로했다"면서도 IMF 시대가 앗아간 내집마련의 꿈을 아쉬워했다.
8년차 직장인인 김청기씨(36·대구시 달서구 대곡동)는 은행빚을 내 입주한 33평짜리 아파트를 유지할 형편이 안돼 단칸 셋방으로 옮겨야할 판이다. 이 아파트를 전세놓고, 대출금의 일부라도 갚아야 IMF시대를 견뎌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주택청약예금을 해약하는 이들이 하루에 2백여건에 달한다고 들려주었으며, 40대의 한 주부는 "남편 보너스가 나오지 않고, 월급도 깎여서 주택청약예금을 해약, 그 돈으로 살림을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경제학자 강태경교수(전 계명대)는 "고금리여서 소비자들이 많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면서 현행주택공급정책이 소비자에게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상당기간 수요자들이 피해를입지 않을 수 없다고 전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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