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사 바꾼 전쟁이야기

세계사의 전환점에는 반드시 전쟁이 개입돼 있다. 고대에는 로마와 주변국가간의 전쟁이 역사를갈랐고 중세와 근세에는 세계패권을 두고 서양의 기독교 문명과 동양의 이슬람 문명이 충돌했다.고대와 중.근세 세계를 재편한 전쟁 스펙터클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소설이 잇따라 나와독자들을 세계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다.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소설화한 전쟁 3부작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1522년 '로도스섬 공방전', 1571년 '레판토해전'은 동.서양의 운명을 바꾼 르네상스기 3대전쟁을 그렸다. 이 문명간 대충돌과 변혁을 다룬 대하역사소설속에서 전쟁은 피흘리는 정치이고 정치는 피흘리지 않는 전쟁임을 가르쳐 준다.

동로마제국 비잔틴의 수도로 천년의 영광을 누려온 콘스탄티노플. 고도의 비잔틴문화를 자랑하던이 도시는 점차 쇠약의 길로 접어들어 투르크의 술탄 메메트 2세의 공격앞에 최후를 맞을 위기에처한다.

이에 해양도시국가 베네치아가 앞장서고 서구세계는 콘스탄티노플로 모여들어 완강한 저항을 하지만 욱일승천하는 오스만 투르크의 기세앞에 결국 함락된다. 세계사의 패권이 이슬람세계로 넘어오고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이 지금의 이스탄불로 바뀌는 것도 이때다.

권토중래를 노리며 다퉈오던 양 세력은 1백20년뒤 그리스 앞바다 레판토에서 대규모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에서 이슬람세력이 철저하게 궤멸되면서 다시 세계사의 중심은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넘어간다. 투르크 해군은 개전초기 우위를 유지하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역전패당한다.이 두 전쟁사이에 치러진 '로도스섬의 공방전'은 5개월간의 공방전을 담담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데 투르크군의 물량작전과 이에 맞서다가 몰락하는 기사들의 분전이 처절하도록 아름답게 그렸다.

전쟁의 와중에서 묘사되는 술탄의 시종 투르순의 메메트 2세에 대한 연모, 안토니오와 오르시니의은밀한 동성애, 오르시니를 따라 죽음을 택하는 연인, 베네치아 장수로서 레판토영웅인 바르바리고와 부관의 미망인사이의 따뜻한 사랑등의 에피소드는 역사의 전장을 더욱 아름답고 비감하게만든다.

'헨리 8세'와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스튜어트'를 지은 미국의 유명작가 마가렛 조지가 쓴 '클레오 파트라'(중앙 M&B) 전 5권은 고대 이집트 마지막 왕조를 마감한 비운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의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소설.

로마의 침략에 맞서 탁월한 지도력과 외교력으로 힘없는 조국 이집트를 구한 클레오파트라의 사랑과 왜곡된 역사속에 묻혀버린 진면모가 잘 묘사됐다.

전쟁소설이면서도 약소국의 세 번째 공주로 태어나 이례적으로 통치자의 지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 케사르와 안토니우스와의 사랑 등이 아름답고도 애절하게 그려진 아름다운 소설이다.〈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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