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IMF시대 여성권리도 위기

IMF 위기를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위기일수록 그동안의 차별적 관행을 해소하고 남녀협력관계를 창출하자는 여성계의 목소리는 '가장도 일자리를 잃는 판에…'라는 명분에 눌려 들리지않고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당하고있다.

IMF 시대 여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이 여성의 지위와 삶에 미칠 영향은어떤 것일까를 터놓고 얘기하는 마당이 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연세대 1백주년기념관에서는 대구여성회, 대구여성의 전화, 함께하는 주부모임, 포항여성회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90주년 세계여성의 날 기념 '3·8여성대회'를 열고IMF 시대 여성론을 본격적으로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보다 이틀전인 지난 6일에는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유가효·김난경)이 대구 동아쇼핑에서 '제5회 대구3·8여성대회'를 열고, 'IMF시대, 여성들도 할말있다'는 코너에서 위기에 처한 여성들의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또 하나의 문화'팀은 최근 3주간 'IMF시대와 여성주의 정치학'강좌를 개최, 구한말 또는해방정국과 유사한 현시점을 분석, IMF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적 담론의 장을 마련했고, 여성전문지 '이프'는 여성들 기를 살리자는 특집까지 마련했다. 부산여성사회교육원도 'IMF와여성'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가졌다.

박미진씨(프리랜서)는 "가장들 일자리도 없으니 여성들부터 집으로 돌아가라는 가부장 이데올로기가 한국자본주의를 꽃피우는 밑거름이 된 여성들을 산업전선에서 토사구팽시킨다"고주장하며 상용직에서 임시직, 임시직에서 파견근로자로 근로형태가 변하는 불안정한 취업구조에서 여성의 최소권리를 보장받기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역설했다.

대구여성회 김영순사무국장은 지금이야말로 여자의 기를 죽임으로써 남자의 기를 살려온 역사를 청산하고 서로의 기를 살리는 '남존여존'의 사회를 만들어 금융위기를 극복해야할 때라며 '고용안정·인권이 보장되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명대 유가효교수는 "현재 위기극복 방식의 문제점, 다시말해 여성노동자 우선해고, 여자들의 쌈지돈인 금 모으기, 절약 강조 등이 얼마나 근본적인 해결책인가"되묻고, 불황 이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보수화물결에 경종을 울린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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