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평화를 위한 의료인 모임

열사람의 행복보다 한사람의 짓밟힌 인권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질때 우리 사회의 평화로움은 더해진다. 짓밟힌 인권을 보듬는 따뜻한 사회는 법과 제도의 정비뿐 아니라 너와 내가 지닌전문지식을 조금씩 내놓을 때도 얼마든지 앞당길 수 있다.

대구여성의 전화 부설 '여성평화를 위한 의료인 모임'(475-8084)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등 각종폭력에 휘둘리고 있는 여성들이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풀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무료창구이다.지난 한해 동안 4천1백28건이나 접수된 대구여성의 전화 상담건수 가운데 적지않은 비율이 이 모임의 의료인들과 허물없는 얘기를 나누고 재기의 길을 모색했다.

"여성환자중의 한분이 가족폭력과 근친상간의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대부분 피해여성들이 자신의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심리적 도움을 받기도 전에 2차, 3차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회원 백지령씨(백지령신경정신과 원장)는 "미국에는 피해여성들이 의료적 심리적 보호를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911시스템이 있다"고 소개하고, 이 모임에서는 그런 싹을 키우는 단계에 불과한 만큼 우리나라도 각종 폭력으로부터 피해여성이 발생했을때 의료적인 관심뿐만 아니라 사회심리학적 상담까지 즉각 제공될 수 있는 원스톱시스템이 가동돼야한다고 말했다."주변에서 여성이기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을 많이 보고, 한 개인에게 큰 도움은 못주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해서 동참하게 됐다"는 박경동원장(효성병원)은 특히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빨리극복하고 정상생활로 돌아가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들려준다.

여성문제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깊은 30~40대 연령층의 박송훈(현대병원 산부인과장) 박영우(파티마병원 신경정신과) 임재양(임재양외과의원장) 곽호순(곽신경정신과의원장) 김남수(대구정신병원 진료과장) 김창수(〃) 박진현(박진현치과원장) 이진식(달서정형외과의원장) 심청택(심이비인후과의원) 박용환씨(박용환치과원장) 등이 회원이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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