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작가 지망생이 늘고 있다.
학창시절 작가의 꿈을 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여유가 없어 엄두도 못내던 그 '꿈'. 실업, 무취업등 '시간이 많아진' 이때 못다 이룬 꿈에 도전해 보려는 'IMF형 예비작가'들이다.대구 시내 출판사에는 자신의 작품을 출판하려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 명예퇴직 당한 직장인대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주부들의 문의도 가끔 들어온다. 대일출판사 장호병사장(47)은 "해고, 정년퇴직, 취업포기등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돈도 벌고, 작가의 꿈도 이루려는 이들이많다"고 했다.
물리과를 나온 이모씨는 무뇌아(無腦兒)에 대한 얘기를 그린 SF소설로 출판사를 찾고 있다. 무뇌아를 통해 과학에 대한 경종과 윤리문제를 파헤친 철학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아직 출판사가 나서지 않고 있다. 이씨는 PC통신을 통해 전국 출판사에 출판의사를 타진중이다.또 꽁트집을 발간하려는 대학생, 자신의 회고록을 출판하려는 할아버지, 금융계 비리를 쓰려는 금융계 퇴직자등이 대구 출판사들을 '기웃거리는' 예비작가들이다.
성공적인 케이스도 있다. 전직 형사인 김충근씨(37). 지난해 김천 모경찰서 형사반장으로 퇴직후자신의 경험과 사건수첩을 토대로 범죄소설을 썼다. '드라곤 스케일'(Dragon's Scale. 용의 비늘) 빨대로 심장의 피를 빨아먹는등 엽기적인 내용이 있지만 출판사관계자는 기성작가와는 달리실험성도 있고 신선한 맛이 난다고 했다. 용케 출판사를 찾아 올 여름 서점가에 선보인다.그러나 출판관계자들은 이들이 출판을 너무 쉽게 보는 것 같다며 회의적인 반응도 보인다. 한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려는 노력은 눈물겹지만 '함량미달'인 작품들이 많다"고 했다.대구문인협회 이은재사무국장은 "수십만종 중 겨우 한두권의 베스트셀러가 나오는 것이 출판계의현실"이라며 "IMF를 맞아 힘든 출판계에 자극도 되지만 사실 기획출판은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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