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연사박물관 동.식.광물 한자리에

대구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남 창녕군은 범군(汎郡)적인 목표를 향한 열기에 휩싸여 있다. 바로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전 군민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는 자연사박물관 유치에 관한 현수막이 걸려있고 주민들은 유치위원회를 구성, 활발한 활동을벌이고 있다. 유치위원회는 이달초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연사박물관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계획을 갖고 있고 지주들은 박물관 부지로 사용될 땅을 무상기증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창녕군민들이 이처럼 열을 올리는 까닭은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엄청난 부가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 공룡화석등 각종 전시시설과 실험시설, 표본시설, 수백명의 전문연구인력이 머물게 될 연구단지 조성등으로 자연사 연구의 산실이 됨과 동시에 외부 관광객이 몰려들어 막대한 수익을 기대할 수있다.

서울, 대전등 다른 대도시들도 자연사박물관 유치에 열중하고 있으며 대구도 충분히 이를 유치할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갖춘 만큼 독자 유치, 혹은 경남도와의 공동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제기되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자연속의 동물, 식물, 광물과 이들의 상호관계로 구성되는 생태계, 인간의 과거와현재에 관계된 표본을 수집하고 연구하여 지식을 늘리고 그 결과를 대중들도 알게 하는 기능을갖고 있다. 또 자연 보전을 위한 천연보호지구 설정, 멸종위기생물의 파악과 회복, 유전자원으로서의 갖가지 야생종의 유지와 환경변화 탐지등 생태계의 유지와 활용에 기여하는 한편 유용광물의 연구와 유전공학적 기법을 통해 실생활에 쓰일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외국의 경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등이 세계 굴지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을 갖고 있으며일본, 쿠바, 브라질, 이스라엘, 루마니아등 20여개국이 자연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미국은 1846년 영국인 제임스 스미슨의 유산과 유언에 따라 수도 워싱턴에 스미소니언 연구소를설립했다. 오늘날에는 23개의 박물관과 연구소를 갖추고 있으며 인류, 척추동물, 무척추동물, 식물, 곤충, 고생물, 광물등 7개 연구부에 2백여명의 과학자와 다수의 보조인력이 종사하고 있다. 이곳에는 화석, 운석, 광물등 1억1천8백만점의 각종 표본이 소장돼 있으며 매년 활발한 수집과 연구활동으로 1백여만점씩 소장 표본을 늘리고 있다. 또 '공룡의 과거와 현재',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진화'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회가 끊이지 않고 열리며 발견실, 자연연구자센터, 박물관 교실여행등 방문자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지난 87년 8백여만명의 방문객들이 찾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으며 남미의 생물멸종방지대책 수립을 위한 '생물의 다양성조사사업'등 대형 연구과제들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1882년 대영박물관에서 분리된 이후 성장을 거듭해와 동물, 식물, 곤충, 지질부등 6개 연구부와 4개 지원분야에 8백60여명의 인력이 연구, 전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6천6백만점의 표본을 보존, 관리하고 있으며 연간 3백30여만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이 자연사박물관은 인간의 기원과 건강을 비롯, 6개 연구주제를 정해 수집과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초등학생 방문객에 대한 사전 특별교육 실시, 여가를 위한 관람객과 전문 탐방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 제공등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1635년 루이13세때 설립된 왕실의용식물관에서 출발한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프랑스 자연사의 루브르'로 불리며 미국, 영국의 자연사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자연사박물관으로 꼽히고 있다. 파리중심에 있는 파리대학 부근에 있으며 산하에 26개 연구소, 2천여명의 직원이 7천6백만점의 표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질학, 광물학, 해양학등 지구에 관한 분야와 동물학, 식물학, 생화학, 생태학등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4개의 동물공원과 식물원을 별도로두고 있다. 이곳에는 매년 2백50여만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각종 전시와 연구를 관람하고 있다.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동물, 식물, 광물등 각 분야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나 학문적 성과가 취약한데다 각종 표본도 산재해 있는등 문제점을 안고 있어 자연사박물관 건립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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