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서 11일 동안 주고 받은 남북당국자간 대화는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당초 3년9개월만에 열린 정부 베이스의 대화이기 때문에 새정부 출범에 맞춰 뭔가 결실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국 빈손으로 돌아서고 만 것이다. 북한은 특유의 억지논리로 일관해 역시 남과 북의대화의 벽이 높은 것을 실감케 했다.
북의 논리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즉 북에서 시급하게 요청되는 비료문제만 우선 해결하면 이산가족상봉문제등 현안은 저절로 풀릴 것이란 주장이다. 북쪽 대표들은 오랜만에 열린 이번 남북직접대화자체도 그들이 먼저 요청하고서도 남쪽에서 요구해서 열린 것이라고 엉뚱한 소리를 했나하면, 비료문제만 다루기로 한 회담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 당국자사이의 '직접대화'의 기회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비료도 주고 화급(火急)한 이산가족문제도 동시에 해결코자 온 힘을 쏟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비료지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갖고 접촉했던 것이다.
비록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지만 우리측의 대북회담에 임하는 기조(基調)를 끝까지유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95년에 쌀 15만t을 주고도 이산가족문제해결에 단초(端初)도 열지 못한 전례에 비추어 이번 회담에선 '상호주의'원칙을 철저히 지켰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하나 그들이 주장하는 인도주의(人道主義)논리에 대해 명확한 자세로 일관한 것도 옳다고 본다.북은 비료지원을 인도주의 차원이라고 보면서도 이산가족 문제는 끝까지 정치적 문제로 몰아갔지만 우리측은 비료지원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다룰 문제임과 동시에 이산가족문제는 더 큰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다뤄야 한다는 점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과거처럼 줄 것은 다 주고 진짜 인도주의 문제인 이산가족의 생사확인.상봉등은 뒷전에 밀려나는 일이 더이상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대북정책의 일단을 밝힌 것에 주목하는 것이다.
새정부는 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대로 이행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합의서엔 '남북상봉면회소설치문제는 쌍방 적십자단체들이 협의.해결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북한은 비료만 받고 이산가족문제는 차후에 논의하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외교안보연구원은 '북한의 대남전략변화 전망'리포트에서 새정부의 '햇빛정책'에도 불구하고 '남조선혁명'역량강화등 대남전략기조는 조금도 변화하지 않았으므로 일관성 있는 원칙과 목표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서로가 대화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내심을갖고 대북정책에 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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