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장때문에 국회 공전

제192회 임시국회가 소집된 1일, 강력한 원내 대여투쟁에 나선 한나라당에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여야 합의가 없는 국회는 없다"는 김의장의 완강한 입장 때문에 시간표를 작성,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여 나가려던 한나라당의 계획이 첫 단추부터 끼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김의장이 사회를 거부하면 국회본회의는 열릴 수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취할 수 있는 원내투쟁은 기껏 상임위 소집이나 본회의장 농성 등 어정쩡한 모습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당연히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도대체 어느당 소속 국회의장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심지어 "여당에 잘 보여 후반기 원구성 때 의장에 재선되고 싶은 모양인데 그렇게 되지는않을 것"이라는 험담까지 오가고 있다.

김의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불만 폭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종필(金鍾泌)총리임명동의안 투표 때도 극에 달했다. 한나라당은 여당의 조직적 방해로 투표가 중단됐을 무렵 그때까지 진행된 투표함을 개함하자고 요구했으나 김의장은 이 때도 여야 합의를 종용하며 이를거부, 비난의 표적이 됐다. 한나라당의 중요한 대여투쟁 수단인 투표함개함요구는 이번에도김의장의 '비협조'로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

한나라당의 험악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김의장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김의장은 "여야가의사일정을 합의해오면 본회의를 열겠다"며 "누가 의장을 하더라도 여야합의를 존중하지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하순봉(河舜鳳)원내총무가 김의장을 찾아가 "개회만 시켜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그러나 대답은 예상대로 부정적이었다. 한나라당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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