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풍사건 오는 4일 첫공판

권영해(權寧海) 전 안기부장과 재미교포 윤홍준(尹泓俊)씨등 북풍사건 연루자 7명에 대한첫 공판이 오는 4일 열려 북풍공작에 대한 법정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이번 재판의 피고인은 권씨와 윤씨를 포함, 이대성(李大成) 전 해외조사실장 송봉선단장 김은상처장 주만종(6급) 이재일씨(7급)등 모두 7명이지만 관심의 초점은 북풍공작의 총책으로드러난 권씨의 입에 집중돼 있다.

현재까지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은 권씨가 지난해 대선당시 김대중(金大中) 후보를 낙선시킬목적으로 내용을 조작해 윤씨 기자회견을 조종한 것 뿐이지만 역시 대선공작으로 드러난 오익제(吳益濟) 편지사건과 향후 '이대성 파일'수사 결과등에 따른 추가기소로 사건이 병합될경우 재판과정에서 의외의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

공판진행 상황에 따라 권씨가 모든 북풍공작을 총지휘했다는 검찰조사 내용과는 달리 권씨의 배후여부와 대북커넥션 연루 인물등이 공개돼 정치권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이와 함께 공판이 불리해지면 변호인단이 윤씨 기자회견및 '이대성 파일' 내용의 진위 여부등을 중점적으로 물고 늘어질 수 있어 그 내용의 조작 여부를 떠나 여·야당 모두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잠재적인 폭발력을 안고 있다.

권씨 자해사건 이후 권씨 주변과 보수 우익층 일각에서 만만찮은 저항 움직임과 함께 법정폭탄발언등 정치권을 향한 경고 메시지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오제도(吳制道)변호사등 변호인단은 일단 尹씨 기자회견이 DJ 낙선공작이 아니라 안기부의정상적인 대북 정보활동의 연장선상에 있었다는 점을 부각, 공소사실의 핵심동기를 부인한다는 전략으로 맞설 방침이다.

정영일(鄭永一)변호사는 "첫 공판에서 검찰 직접 신문을 분석한 뒤 오는 18일께 2차 공판부터 본격방어에 나설 것"이라며 "공판에서 안기부의 대북활동 실상이 낱낱이 드러나는 등 안보상 우려가 있을 경우 재판부·검찰과 협의해 비공개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그러나 정작 권씨 본인은 이같은 변호인단의 강경 태세와는 달리 '몸을 낮추고 말을 아끼는'쪽으로 공판에 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권씨는 자해사건 이후 비교적 순탄하게 검찰의 조사에 응해온 것도 그같은심경 변화를 반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권씨가 변호인단의 지나친 공방을 원치 않을 경우 이번 윤씨 기자회견을 비롯한 '북풍공판'이 의외로 쟁점없이 싱겁게 마무리될 공산도 없지 않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