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새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가진 10일의 '국민과의 대화'는 현재 한국이 처한 실정을 소개하고 향후 국정방향을 설명하는 한편 국민들의 고통 동참을 호소하는계기를 마련, 대통령과 국민 모두의 입장에서 좋은 장(場)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홍보효과가 극대화된 인상을 떨칠 수 없기는 하다.
이날 김대통령은 금융 및 대기업 등 경제계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과 정계개편에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한 게 다소 눈에 띄었지만 특별한 경제대책은 내놓지 않았다.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려울 때 대통령이 되었다"면서 당선후부터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놓는 것으로 얘기를 풀면서 외자 유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철학과 방침을 노련하게 전개했다.
그러나 정치권 얘기가 나온 후부터는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그 동안의 야당 행태를 맹렬히비난한 뒤 "여당이 다수가 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계개편 시도를 공식천명했다. 야당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김대통령은 곤혹스런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능숙하게 넘어갔다. "취임 후 달라진 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말에 대해서는 이를 일축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을 해방후처음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경제파탄 위기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권력기관들의 정치개입이 없어졌고 표적수사, 정치보복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노총측인사들이 이날불참해서인지 제2기노사정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다.
또 요직의 호남독식에 대해서는 1급이상 공무원들의 지역별 분포표를 제시하며 공정한 인사라고 톤을 높였고 "노동자들만 희생되고 있다"는 울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이를 부인했다.
김대통령은 말미에"금년에 개혁에 성공하면 명년에는 IMF를 졸업하고 내명년은 새로운 도약, 2000년에는 재도약, 2001년에는 선진대열에 동참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있는 스케줄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이번 김대통령의'국민과 대화'에 대해 아쉬운 대목이 있다는 반응이다.실업대책 등 현실성있는 대안은 물론 확실한 국가비전 제시가 없었으며 핵심사안인 구조조정에 따른 막대한 재원의 충당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다는 비판이다. 이미 한국개발연구원도 "금융기관 구조조정에만 향후 5년간 67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또 노동계를 의식, 정리해고 등 고용조정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회피하는 등 전체적으로 막역한 낙관론을 펼쳤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중요한 개혁중의 하나인 정부개혁은 소홀히 한 감도 있다. 게다가 현정권 출범 70일정도가 흘렀는데도 모든 책임을 전정권과 야당에돌리는 것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얘기도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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