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제2환란은 오는가

지난달부터 꾸준히 나돌던 제2환란설은 김대중대통령이 제2환란은 없다고 발언함으로써 하나의 이슈로 등장하게 됐다. 제2환란은 정말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연말 환란때보다는 낮다. 그러나 그대신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공산이 매우 높을 것 같다.

그동안 제2환란설의 근거로는 정부의 정책대응이나 주변의 경제상황이 지난 연말환란때와너무 비슷하다는 것을 들고있다. 우선 정부의 정책은 구조조정이 먼저인지 실업대책이 먼저인지도 모를 정도로 대부분의 정책이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협조융자도 남발되고 있어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구조조정정책도 효과적인 진행보다는 선거를 의식한듯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조정을요구하고 있다. 이 결과 조정을 위한 매물이 한꺼번에 몰려 불이익을 당하는 가 하면 '알짜기업부터 팔아라'는 정책당국의 헤픈 발언으로 외국기업과의 상담이 깨지거나 미뤄지는 불이익도 낳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정부가 제2의 환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볼수있다.이렇게 정부의 정책이 불신을 받는위에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지지부진하자 실망을 느낀 외국자본들은 한국은 개혁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며 급속히 우리나라를 빠져나가고 있다. 그 결과가 증권시장이 붕괴에 가까운 시세하락이고 외자유치의 실패인 것이다. 그리고 미국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의 우리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하향 조정인 것이다.금융기관 개혁도 부실부터 과감히 도태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만해도 이상한데 그위에 산업은행은 부실종금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도대체 금융개혁은 하려는 것인지 말려는것인지 알수가 없다.

그외도 인도네시아사태라는 주변여건악화와 노동계의 움직임이나 국민의 건망증 그리고 수출구조의 부실에다 정계개편이라는 정치불안 요인까지 겹쳐 우리경제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인 장기불황의 계곡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짝이라도 잘못 움직인다면 연말과 같은 환란을 맞을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싱가포르의 6개월짜리 역외선물환시세가 우리경제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비록 이번에는 수출이 잘 되는 안전판이 있기는 하나 이 역시 우리의 대응이 미흡하다면 하루 아침에 무너질수 있는 것임을 이미 체험 한 일이다. 또 우리의 수출구조 역시 불안한 것이 아닌가. 제2환란을 맞을 것인가 아닌가는 언제나 처럼 우리하기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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