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심 흉흉 폭풍전야 긴장감

3일간의 폭동후 3일간 외견상 평온을 되찾았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18일 인도네시아대 살렘바 캠퍼스 학생 수천여명이 국회 의사당까지 반정부 시위 행진을 벌일 것으로알려져 이날 시위의 전개양상과 향후 여파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생들은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요구사항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지만 이 시위행진에는 퇴역장군들이 가담할 것으로 알려져사태의 심각성을 예고해준다.

군부 원로로 추앙받고 있는 케말 이드리스 전육군중장을 비롯한 퇴역장성 15명은 지난 16일수하르토 대통령을 퇴임시키고 후임 대통령을 선출키 위한 '국민자문위원회' 비상회의 소집을 촉구, 학생들이 편에 설 것임을 시사했었다.

5백여명의 사망자를 낸 자카르타 폭동사태가 트리삭티 대학 시위 학생들에 대한 군경의 발포로 촉발된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일 '민족 각성의 날'에 예정된 대규모 대학생 연합시위를 앞두고 전초전으로 시작되는 인도네시아대학의 시위가 폭동에 불을 다시 지필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운 군경이 학생들의 가두 진출을 허용할지 여부와 진출을 가로막을 경우 학생들이 저항이 거세지면 다시 실탄을 발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한편 군부내에 분열조짐이 일고 있다는 무성한 소문속에 수하르토 대통령이 18일 오전 10시에 수습대책을 담은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직후 개각과 함께 군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계획으로 알려져 인사대상 장성들의 강력한 반발이 군부간에 유혈충돌을 불러 일으킬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군수뇌부에 대한 인사설은 자카르타에 진입한 군병력중에서 대학생들의 반정부시위에 동조하는 세력이 상당히 있다는 주장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방장관 겸 통합군 사령관인 위란토 대장이 군발포가 있은지 4일만인 지난 16일 실탄이 학교 교내에 있던 학생들을 겨냥해 발사됐다고 시인하면서 정상적인 지휘계통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 군부내 분열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미시사주간지 타임은 일부 최고위 장교들이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과 정치체제 개혁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군부내 개혁성향의 세력을 뿌리뽑고 요직을 충성파들로 채우려는 한다는것이 군 인사설의 배경이다.

한편 수하르토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하루 앞둔 17일 밤 관저로 군부출신의 하르토노 내무장관을 비롯한 주요 각료들과 위란토 대장을 위시한 군수뇌부를 불러 수습대책을 최종 마무리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의 시위가 재개되는 가운데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사회세력이 학생에서전직 고위 관리와 퇴역 장성들에게 까지 확대되고 군수뇌부 인사설까지 나와 인도네시아 사태는 계속 혼미속으로 빠지고 있는 조짐이 강하다는데 인도네시아 정치평론가들의 의견이일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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