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있는 곳에 이의근 있다"
37년간 공직에 몸담아온 한나라당 이의근(李義根)경북지사 후보에게 따라 다니는 말이다.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도백의 자리에 오른 '비결'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해준다.이후보는 사실 어떤 일이든 일단 주어지면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고 보는 집념과 끈기의 인물로 평가된다.
내무부에 근무할 때의 일화.
상관이 수백 쪽에 이르는 일본어 책을 한권 던져주었다. 지방행정 구조개편에 관한 책이었는데 요약해보라는 지시였다. 그 책을 번역해 16절지 두 장으로 요약한 게 3일만의 일이었다. 보고서를 읽어본 상관은 이후보가 3일 밤낮을 쉬지않고 매달린 끝에 그렇게 빨리 완성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이후보는 공무원 공채시험에 두번 합격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대학 2학년때 학보병으로 육군에 입대해 1년6개월간 복무한 뒤 제대한 이후보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감안해 취직하기로 결심했다. 대구시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해 9급 공무원으로 합격한 게 61년.
그런데 5·16후 부임한 대구시장(현역 대령)이 군 3년 만기제대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직에서 강제퇴직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보는 이에 강하게 항의했고 군부정권 아래 말단 공무원이 군인 시장과 싸웠다는 소문이 일시에 퍼졌다.
시장은 공직사회의 눈길이 두려워 이후보를 해임자 명단에서 빼주었는데 정작 이후보는 혼자 구제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사표를 썼다.
그후 경북도 공무원 공채시험에 다시 응시해 고향인 청도군청 서기로 새로 출발한 것이다.이후보가 대구시에 근무할 때 남긴 또다른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당시 맡은 일이 수도 검침원. 그런데 다른 검침원들이 수도계량기 전체 숫자를 일부러 누락시켜 요금을 횡령하는 것이었다.
이후보가 담당 구역의 계량기를 한개도 빠트리지 않고 파악하니 이전 수도요금의 2배이상을거둘 수 있었다. 부정행위를 했던 검침원들이 중징계 당한 것은 물론이었다.
군서기로 출발한 이후보는 이후 승진시험과 근무평가에서 승승장구해 고속 승진하는 출세가도를 달리게 된다.
군청에서 경북도청으로 발탁된후 내무부까지 올라갔다.
새마을지도·지방기획·행정과장을 거쳤고 경기도청으로 잠시 나갔다가 다시 내무부에 돌아가 지역경제·지역행정국장과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 두루 맡았다.
93년 임명직 경북지사로 금의환향했던 이후보는 95년 선거를 통해 민선 도백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후보는 업무를 치밀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앙에서 고위 공직자가 내려오면 그 공직자는 물론 수행원들에 대해서까지 고향이 어디인지, 학교는 어디를 나왔는지, 능력은 어떤지 하는 신상명세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자세히 물어봐 부하직원들을 난처하게 했다.
견디다 못한 한 직원이 "지사님,그런 것까지 신경쓰십니까"하고 항의를 섞어 물었더니 이후보는 "글쎄 말이야, 행정관료로 30년 넘게 있었더니 버릇이 그렇게 들었나 봐"하고 머리를긁더라는 것이다.
온갖 것들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파악하고 준비하고 챙기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는 얘기.이후보는 요즘 이 습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각종 토론회 등에서 자료를 보지 않고도 수많은 수치를 동원해가면서 술술 답변하는 이후보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유권자는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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