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종소리에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새벽4시. 국민신당 유성환(兪成煥)후보는 평소에도 잠을많이 자는 편이 아니어서 수면부족은 아니다. 차에서 짬을 내 잠시 눈을 붙이니까 그런대로견딜 만하다.
하지만 오늘(26일)은 다르다. 생전 처음 해보는 TV광고연설 녹화 때문이다. TV토론회에는몇 차례 나가봐서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정도 사라졌으나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시민들의 가슴 속에 뚜렷한 티코시장 이미지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일과의 시작은 변함없이 가족예배다. 이날도 유후보는 "주님께 돈과 조직은 없지만 용기와힘을 주시고 서민의 아픔을 진정 이해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지혜를 주십시요"라고 기도했다. 운동복차림으로 새벽 산보를 한 뒤 식탁에 앉았다. 이렇게 해야 아침식사가 맛이 있단다. 부인 남영자(南永慈)씨가 표밭을 찾아 나가기 전 차려놓고 나간 식단은 일식삼찬. 그는영원한 서민이다.
유후보의 공식일정 가운데 첫 번째는 7시 계산오거리의 출근길 인사였다. 택시기사들이 더러더러 손을 흔들어 보였다. 유후보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8시30분 캠프로 돌아온 유후보는 전략회의와 일정 점검을 했다. 각 지구당에서는 서민접촉강화를 위해 재래시장 공략 강화를 요청했다.
캠프를 찾은 택시노조 간부들과의 면담에서는 85년 2·12총선에서 당시 택시기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화제로 삼아 얘기꽃을 피웠다. 14대 국회의원 시절 택시부가세 감면에 앞장서전국 택시기사노조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일도 떠올렸다.
오전 11시 방송국에 도착한 유후보는 딸 현주(35)씨의 도움을 받아 분장을 했다. 몇번째 해보는 분장이지만 이날따라 유후보는 쑥스럽다. 이동일홍보위원장은 분장을 하는 유후보에게연설문을 읽어주며 마지막 점검을 했다. 현주씨는 스튜디오로 들어가는 유후보에게 "아빠잘 하세요"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녹화는 2시30분에 끝이 났다. 3시 연설회가 예정돼 있어 점심은 차에서 빵과 우유로 대신했다. 범물동 동아백화점 앞 유세를 마친 유후보는 제일은행 앞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인사를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장 근처에 나와 있던 칠순노파는 유후보가"유성환입니다. 기호4번 시장후보입니다"라고인사하자 "되거든 꼭 버스노선이나 좀 고쳐주이소"라고 즉석 민원을 이야기했다. 유후보는유세에서 버스노선문제를 거론하며 "시민을 생각지 않는 시정에 대한 심판"을 촉구했다.인근에 산다는 40대의 한 아주머니는 요구르트 30개를 사주기도 했다. 퇴근길 유세를 벌인유후보는 밤9시가 지난 시간까지 '티코 오픈카'를 타고 손을 흔들며 거리를 누볐다. 사무실로 돌아온 것은 10시가 지났을 무렵. 대책회의를 마치면 귀가는 또 12시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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