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백(道伯)을 지낸 어느 엘리트 관료의 입에서 무심히 터져나온 질책의 소리다. 부하들의 일처리하는 모양새가 마뜩지 않았던 모양이다.
"무식한 기자들"
지역에서 잘 알려진 어느 분이 입에 달고다니는 기자관이다. "내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지무식한 너희들이 무엇을 안다고 참견이냐"는 말씀이다. 틀린 말만은 아니다.
도백 중에는 말단 서기로 출발, 온갖 신고와 곡절 끝에 정상에 오른 평민출신이 있다. 또 떵떵거리며 거칠 것 없이 자라온 귀족출신도 있다. 양자간의 인생관 차이는 극단적이다.평민출신 도백은 세상을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몸을 삼가고 자기주장을 크게 앞세우지 않는다. 남보다 몇배 노력하면서도 자신이 가장 무식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열심히 배우고 듣는데 인색하지 않다.
귀족출신 도백은 대체로 자신이 유능하고 많이 아는 것으로 생각한다. 생활이 도도하고 자기관리에 능하다. 이론 무장도 잘 돼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앞서의 경우처럼 사람을 깔보는경향도 보여준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조(趙)나라에 조사(趙奢)라는 명장이 있었다. 그의 아들 조괄(趙括) 또한병법에 달통해 병법논쟁을 벌일때마다 아버지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백전노장인 조사도 병법이론에서만큼은 아들을 이길수가 없었다.
조사는 세상을 뜨면서 "조괄이 재주는 많으나 덕이 부족해 집안과 나라를 망칠 인물"이라고아내를 경계시켰다. 대장군의 재목이 아니니 나라에서 대장군으로 등용치 말도록 할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아니나 다를까. 조괄은 염파(廉頗)의 뒤를 이어 대장군으로 등용된후 재주만믿고 날뛰다가 진(秦)나라와의 첫 일전에서 20만 군사를 죽이고 자신도 전사한다.조괄이 병법을 몰라 전쟁을 망친 것은 아니다. 아버지와 달리 재주나 지식만으로 되지않는일이 있다는 겸손을 배우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역사는 '무식한 아버지'를 '유식한 아들'의본보기로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실례가 있다. 서양의 높은 학문으로 무장한 재벌2세 귀족들이 선대의 무식을 얕보다 사업을 말아먹은 일이 그것이다.
지난 2년여동안 대구시의 빚은 어림잡아 62% 늘어났다. 95년말 1조6백억에서 98년 1조7천2백억으로 껑충 뛰었다. 말썽 많은(국고로 떠넘겨야 한다는) 지하철 부채가 34%, 지하철 이외 부채가 1백2% 늘어났다. 엄청난 증가다. 그 결과로 대구시민들은 가구당 약2백45만원의빚을 지게됐다. 이자만도 연간 수천억을 물어야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가구당 국가부채 1천6백만원(1천5백13억달러), 가구당 평균 개인부채 7백만원은 별도다.
빚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은 좋게보면 사업을 의욕적으로 한것이 된다. 빚을 잘 굴릴 수완과갚을 능력만 있다면 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나쁘게 보면 뒷감당할 생각 없이 일을 저질러놓은 것이 된다. 누군가는 외상 소값을 치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IMF라는 결과론적 상황에서 이야기 하자면 소값 걱정 쪽에 무게가 실린다. 국가가 그렇고 대구가 그렇다.이런 판국에 소 한마리를 더 잡아 사업을 벌여야 한다는 논리는 아무래도 이해가 안된다.가계든 기업이든 빚을 줄여야 산다는 것이 상식화된 요즘이다. 더구나 지금은 자치단체의부도, 파산까지도 고려해야할 위기상황이다. 선거가 걱정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가 걱정이다.조괄 같은 재승박덕(才勝薄德)의 시장이 뽑혀서 2백50만의 전사자를 내지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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