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록 교단은 떠났지만 어린이 도우미 나서

초교 퇴직 여교사 5명이 지난 17일 대구시교육청을 찾았다. 밥 굶는 어린이가 많다는 소식에 제자들이 안타까워 푼푼이 모은 2백여만원을 갖고 도울 방법을 찾아 나선 것.한길회. 지난 95년 초교를 정년 또는 명예퇴직한 여교사 56명이 매주 목요일에 만나 등산하기 위해 만든 친목 모임에 불과했다.

"이 어려운 때에 산행이나 하며 소일하는 것은 사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18일 정례 모임을 갖고 회원 17명과 함께 장애어린이 재활시설인 애망원을 찾은 한길회 회장 조영자씨(64)는 "보람있는 일로 의미를 찾고 싶다"고 했다. 이날 회원들은 중증장애로 옴짝달싹 못하는 장애어린이들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글썽이다 장애정도가 덜한 어린이들과 하루종일 놀다 왔다.

보통 정년퇴직은 삶을 갈무리하는 분기점. 그러나 이들은 또다른 삶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며 어린이를 가르치는 '한 길'을 다시 이을 각오도돼 있다.

한길회의 뜻이 좋아서인지 인기가 매우높다. 회원이 2기 55명, 3기 55명으로 모두 1백65명이나 되며 올해는 가입 희망자가 넘쳐 4, 5기를 한꺼번에 모집할 계획.

송춘숙총무는 "아직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회원들이 행복해한다"며 "세월이 쌓여 회원이 늘면 한길회가 할 수 있는 일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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