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사변 이후 고종임금은 민비가 시해당한 대궐을 떠나 러시아 공관에서 1년간 거처했었다. 우리는 이사건을 아관파천(俄館播遷)이라 하거니와 이때 서울의 외교가에는 저 유명한 '손탁'(Sontag)이 등장한다. 당시 러시아 공사 웨벨의 처형(妻兄)으로 웨벨을따라 서울에 온 그녀는 곧바로 솜씨 좋게 고종황제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미스 '손탁'이 1902년 서울 정동에 세운 '손탁호텔'은 외교무대의 중심지가 된다. 모든 사람을 불신했던 고종도 손탁이 차린 수라상만은 받았다니 그녀가 당시 서울 외교가의 중심 인물이 됐음은 불문가지다. 이러한 그녀의 위상은 러시아 공사 웨벨에게 그대로 정치적으로 활용됐다. 서울 사교계의 여왕 손탁은 또 다른 시각에서는제정(帝政)러시아 남진(南進)정책의 첨병노릇을 한셈인 것이다. 말하자면 손탁은 짧지 않은 한.러관계에서 큰 영향력을 구사하고 정보를 빼내간 '간첩1호'로 보아 무방할듯 하다. 러시아는 주(駐)모스크바 한국대사관의 조성우(趙成禹)참사관을 '비우호적 인물'로 규정, 추방키로 했다한다. 조 참사관은 '모이세에프'아주부국장에게 장기간 금품을 제공하고 러시아 정부 비밀문서를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는것. 일반 岵막 외교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양국 정부간 협의후 조치를취하는것이 관례인만큼 러시아 정부가 이번에 취한 일방적 조치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단 조참사관이 귀국하면 밝혀지겠지만 혹시 정치권의 갈등이 심한 러시아인만큼 모이세에프 부국장을 숙청키위해 조참사관에게 간첩 혐의를 씌운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난 90년9월30일 수교한이래 동북아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해온 두나라는 그러면서도 양국 공동관심사에서 적잖은 이견(異見)을 드러내곤 하던것이 이번에 표출된 느낌 또한 없지 않다. 손탁이래의 한.러관계가 이번에또 어떻게 진전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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