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삐삐' 퇴출대상 되었나

무선호출 가입자가 급속도로 줄고 있다. 이동전화 시장의 폭발적 확대에 IMF까지 겹침에따라 무선호출은 이동통신 분야에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멀티미디어 정보교류가한창인 시대에 단순한 호출과 일방향 정보제공 기능을 가진 서비스는 이제 끝이 보인다는전망까지 제기되면서 무선호출의 향후 운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월말 현재 무선호출 가입자는 1천3백10만명. 올 상반기에만 4백66만8천명이 해지했다. 업계에서는 가입자 감소추세가 올해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전화 업계의 공격적인마케팅과 요금하락으로 무선호출 가입자들이 이동전화로 계속해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게다가 IMF 여파로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 사정이 당분간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도 가입자 감소의 큰 원인이다. 무선호출 가입자의 55%가 10대와 20대인 까닭이다.한계상황에 맞서는 업계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다. 업계는 그동안 단순호출 기능 외에 뉴스, 날씨, 스포츠, 주식, 오락 등 다양한 정보제공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일방향 정보서비스는 더이상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선호출 서비스는 주문형 정보단말기라는 최후의 승부수에 마지막 운명을 걸고있다. 주문형 정보제공 서비스는 무선호출에 양방향성을 가미한 것. 업체들은 최근 영화나스포츠 등 고객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뉴스만을 제공하는 주문형 뉴스속보 서비스를 비롯,신용카드 결제서비스, 통장 입출금 통지서비스, 취업정보 서비스, 건강검진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초부터 음성정보서비스인 '정보천국 365일'을 서비스중이다. 월1천원만 내면 경제.학습.연예.운세 등 기존 700서비스 못지않은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정보서비스 추구방향을 '가지고 다니는 신문'으로 정하고 문자서비스의 내용을 대폭 강화하는한편 인터넷과 연계한 호출 및 정보제공 등의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세림이동통신도 최근 조직을 개편, 전담팀을 만들어 부가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림 관계자는 "단말기 고성능화를 통해 정부조직 지시체계나 기업내 의사전달 체계, 각종 주문시스템 등에 문자서비스를 응용하는 방안과 차량분실시 위치추적 서비스 등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4개 사업자가 각축을 벌이는 서울의 경우 "자고 나면 새로운 서비스가 나온다"고 할 정도로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결제일 통보, 분실카드 이용시 호출 등을 월1천원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이어 무선호출기를 통한 인터넷폰 서비스도 나왔다. 취업정보 업체와 제휴, 고객이희망하는 구직조건을 설정해두면 구직처 발생시 직종, 연락처 등을 통보해주는 취업정보 서비스도 상용화됐다.

뉴스서비스도 가입자가 원하는 내용을 선택해 받아볼 수 있는 맞춤뉴스로 제공된다. 또 음성사서함을 통해 외국인의 발음을 들으며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학습서비스도 선을 보였다.

업계의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 무선호출의 시장성장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가 적지않다. 다만 시장에서 퇴출당하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경기가 회복될 경우 가입자 감소세도 주춤할 것이고 무엇보다 10대라는 큰 시장이 아직 남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 배팔규과장은 "일본 NTT도코모사의 경우 무선호출 가입자의54%가 10대인 것에 비춰보면 20%대에 머무는 우리 시장은 아직 개발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나치게 부풀려진 이동전화 시장이 성장한계에 접어들고 무선호출 요금인하 등으로가격차별이 이루어질 경우 무선호출은 경제형 이동통신 수단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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