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미국 부통령이 23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고어 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지난 93년 4월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밴쿠버 공동선언으로 '미.러 경제.기술협력위원회'가 창설된 이후 가장 독특한성격을 갖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는 우선 고어 부통령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전총리간의 회동이 지난 93년부터 이위원회 공동의장 자격으로 매년 2차례씩 이뤄져왔지만,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와는 첫 회동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체르노미르딘 총리 시절과는 달리 고어 부통령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가 미국이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대규모 차관을 어렵게 끌어들인 시기와 맞물렸다는점도 과거와는 다르다.
또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2000년 똑같이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며 고어 부통령이 현재로서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반면 키리옌코 총리는정치 경력이 짧은데다가 복잡다기한 러시아내 권력 구조로 인해 대선 입후보 전망조차 불투명하다는 점도 체르노미르딘 총리 시절과는 차이가 있다.
결과적으로는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전격 경질 사유중 하나가 됐지만, 지난 96년옐친 대통령이 심장병 수술을 받을 당시 한 미국 고위 외교관은 "이제 러시아 권부와의 모든 관계는 체르노미르딘을 통하면 된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이 러시아 상황에 대해 비교적 평온을 찾을수 있었던 것도 체르노미르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현재 심각한 금융위기에 봉착, IMF 등 국제금융기관으부터의 차관도입을유일한 탈출구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며, 최근 일본과 중국을 방문했다고는 하지만 키리옌코총리는 여전히 세계 정치 무대에서는 낮설은 인물이다.
러시아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고어 부통령의 이번 방문은 '러.미 경제.기술협력위원회' 공동의장 자격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친구이자 향후 대통령 후보 가능성이 있는 인사(체르노미르딘)를 만나고, 키리옌코라는 인물 및 그의 지도하에 있는 러시아와 앞으로 어떻게 일할 것인지를 알아보려는 두가지 '정찰임무'를 띠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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