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심종합복지관 '모자캠프'-연극으로 풀어내는 가족갈등

"난 너무 화가 나. 어떻게 내 미래를 엄마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 내가 얼마나 대학에 가고 싶은데, 그럴 수 있냐구?"

"엄마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어. 엄마 혼자 힘으론 너무 힘들다는 거 알잖아""나도 좋은 대학 졸업하고 성공해서 엄마, 동생 모두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그게 무슨 잘못이라는 거야"

"그게 아니야. 실업계를 졸업해도 얼마든지 대학은 갈 수 있어"

"꼭 그것뿐만이 아냐. 엄마는 내가 원하는 건 늘 못하게 하면서 이것저것 시키기만 한다구"아버지가 안계신 지영이네 집. 공장에 나가 근근이 하루를 연명하는 엄마는 딸이 실업계로진학하여 빨리 취업하기를 바라지만 지영이(딸)는 인문계에 진학하여 대학을 다니고픈 꿈많은 소녀이다. 자립이 어려운 모자가정이나 부자가정에서 흔히 겪는 진학을 둘러싼 갈등을다룬 사회극(Socio-Drama)이 모자캠프(모자가정 여름자립학교)에 등장, 관심을 끌고 있다.대구효성가톨릭대 부설 안심종합사회복지관은 29일부터 31일까지 영남알프스에서 열고 있는모자캠프에서 '진학과 취업'을 둘러싼 갈등을 테마로 한 사회극 '엄마와 나는 하나'를 선보여 참가한 엄마와 자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학생 27명으로 구성된 소시오-드라마팀(회장 장미정, 연출 이현종)이무대에 올린 '엄마와 나는 하나'에서 딸은 뼈빠지게 일하는 어머니의 거친 삶 뒤편에 숨어있는 눈물을, 엄마는 한창 꿈에 들뜰 16세 소녀인 딸의 입장에 한걸음 다가섬으로써 극적인화해를 일궈낸다.

안심복지관 권복순교수(대구효가대.사회복지학)는 "내가 나를 제대로 알아야 남을 이해하는마음도 생깁니다. 내 안에서 일어난 갈등을 무대를 통해 바깥에서 보도록 하는 사회극은 문제를 보다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이번 캠프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강의(29일)와 사회극(29일)에 이어 엄마와 자녀팀이 사랑을 표현하는 경연대회(30일)까지 그 어느때보다 내실있는 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도입하는 사이코드라마와는 달리 사회적인 이슈를 주제로올리는 사회극은 대학 캠퍼스에서는 자주 열리는 편이지만 일반 사회에서는 지난해 지산복지관이 아동캠프에 첫 도입한 이래 두번째로 기록되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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