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국경제가 흔들리면

거품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을 빚던 미국증시가 사상 세번째의 큰폭으로 떨어졌다. 이에세계경제는 불안을 느껴 아시아는 물론 유럽증시까지 동반하락하는 증시불안현상을 나타냈다. 세계경제의 25%를 차지하면서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고있는 미국경제의 비중을 말해주는 반응이다. 또한 미국은 유럽일부국가와 함께 호황국면에 들어서 있는 몇안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나라의 증시가 휘청거렸다는 것은 세계경제의 앞날을 감안하면 지극히 불길한 현상이다. 특히 IMF관리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출에 목숨을 걸고 있는 우리로서는 우리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경제의 불길한 조짐은 그야말로 비극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우리를다소 안심시키는 것은 이번의 증시폭락현상은 미국경기의 후퇴를 나타내주는 것이 아닌 조정국면의 양상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세계경제는 몇가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미국경제의 거품붕괴시기,일본엔화의 폭락여부, 중국위안화의 절하시기등이 그것이었다. 이중 어느 하나만 터져도 세계경제는 상당한 악영향을 받게 돼있다.

그런데 이번 뉴욕증시의 폭락으로 정말 미국경제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 하는추측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끊임없이 계속 돼 온 논란을 통해 얻어진 대체적인결론은 미국경기는 거품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나 정보화를 통한 세계금융관리 수준의 향상등으로 30년대와 같은 공황은 있을수 없고 따라서 미국 경제는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증시의 영향으로 일본의 엔화폭락이 가속화되고 중국의 위안화평가절하가 시행된다면 수출에 명줄을 걸고 있는 우리로서는 정말 벼랑에 서있는 입장이 되지 않을수 없다는 데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외환위기에서 겨우 벗어나려는 순간에까지 왔다가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수도 있다. 이제 재계와 노동계가 고통분담문제로 아옹다옹 싸울일이 아니다. 또 정부도 이눈치 저눈치 보면서 구조조정을 뭉기적 거릴 때가 아니다. 준비된 대통령 답게 준비 된대로 어서 선택하고 이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외국의 시각에너무 신경을 쓸 일은 아니지만 지금 외국에서는 한국의 개혁이 너무 지지부진하다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자체의 개혁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금융 그리고노동계에 대한 개혁의 속도가 너무 느리고 우왕좌왕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국의 투자가 없으면 살아가기 힘든 상황에서 이렇게 외국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바로우리경제가 회복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와 같다. 결론적으로 정부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들은 세계경제가 더이상 나빠지기 전에 경제개혁을 마무리하는 지혜를 발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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