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잃어버린 한국의 야생동물 추적

투박하지만 절실한 감동과 함께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한편의 자연 다큐멘터리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동물의 왕국'같은 생태 프로그램을 시청하듯이 보지말고 어떻게 하면 붕괴되어가고 있는자연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을까라는 의식을 갖고 프로를 시청해 줬으면 한다"제작을 담당한 박수용PD의 이같은 지적은 EBS가 오는 13일부터 방송하는 '잃어버린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 시리즈의 기획의도를 엿볼수 있게한다.

EBS가 1년 6개월여에 걸쳐 제작한 이 시리즈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등 화려한 장면은 없지만 동물들이 어떻게 멸종되어 가고 있고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하는 프로다.

6일 시사회에서 선보인 이 시리즈의 1·2편 '야생의 조선곡 호랑이 1,2'는 한때 한반도를 종횡무진하던 호랑이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 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인간의 자연 생태계 파괴로 인해 먹이감이 줄어든 호랑이가 민가로 내려왔다가 생포되는 상황 등이 멸종 위기에 몰린 호랑이의 현실이라는 것.

또 생포된 호랑이가 숲으로 옮겨져 마취약에서 깨어난 뒤 떨리는 발길로 숲을 향해 떠나는뒷모습은 자연파괴 이후에 인간이 맞이할 미래를 보여주는 듯 했다.

한편 이 프로는 최근 다큐멘터리 조작 사건 등으로 파문이 일었던 국내 방송계에 다큐멘터리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호랑이가 지나가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영하 30도의 강추위속에서 높이 15m의 나무위에텐트를 치고 몇달동안 지내는 광경 등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줄수 있는 다큐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외국 방송사에서 이 프로를 사가겠다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자존심상 쉽게 팔아 넘기고 싶지 않다'는 한 제작진의 말은 이 프로에 얼마만한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EBS는 1·2편을 방송한 뒤에 '두만강의 조선 표범, 그 외로운 생존'(15일), '생명의 섬, 두만강에서 쿠릴열도까지'(20일), '생명, 그 야생의 법칙'(21일),'야생의 시베리아 호랑이 생포기'(27일), '인간과 호랑이,멸종과 공존의 갈림길'(28일)등 7편을 잇따라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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