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서지방공단 '자동차부품 메카' 도약 안간힘

예전 기계 소음으로 시끄럽기 짝이 없던 성서공단 거리에 정적이 흐르고 있다. 출퇴근하는근로자들과 기계부품 수송 차량으로 메워지던 공단일대 도로가 눈에 띄게 한산해져 공단특유의 활력을 잃고 있다.

2000년대 대구를 자동차산업도시로 이끌 성서지방공단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88년 지방공단으로 지정,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지역이 된 성서공단은 3백8만평의 광활한 부지에 기계금속업체 5백63개사, 섬유업체 3백66개사 등 모두 1천1백83개사가 입주해있다.

대구시는 지난 88년부터 성서공단을 구지의 쌍용자동차공장과 위천국가단지를 잇는 대구 자동차산업벨트의 중심지역으로 육성키로 하고 삼성상용차를 유치하는 등 산업고도화 정책을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도 전에 불어닥친 IMF 한파로 상황이 돌변하고있다.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IMF 구제금융 이후 전체 업체수의 10%에 해당하는 1백여개 업체가 도산했으며 휴업체까지 합치면 2백30여개 업체가 정상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종사근로자도 올해초 3만9천31명중 20%인 8천여명이 이미 일터를 떠났으며 이후 진행될 추가 휴폐업과 구조조정을 감안하면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동률도 올초 40%에서 20% 정도로 크게 떨어졌다고 공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는 성서공단의 중추적 산업인 자동차부품업계가 자동차 내수의 급락과 완성차업계 구조조정의 여파로 정상적인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성서공단내 자동차부품업체 중 70% 정도가 납품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초파업에 들어가면서 상당수의 업체들이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대규모 정리해고를 준비하는등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있다.

성서공단은 이렇듯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으나 이번 고비를 잘 넘겨 자동차산업 전진기지로새롭게 태어나려 하고 있다.

지역자동차부품업계는 국내 및 해외의 자동차시장 변화 추이와 국내 완성차업계의 구조조정과정을 지켜보면서 업체 내부의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 제고와 수출시장 개척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동차부품업체 간 인수합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ㅎ사, ㅅ사 등 일부 업체는 완성차업체와 동남아 등지에 동반 진출한 해외 공장을 강화하는한편 23일 대구시가 동남아시아에 파견하는 해외시장 개척단에 참여,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삼성상용차도 다음달 출시되는 1톤 트럭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아 잔뜩 고무돼있는 상태다.

대구시는 자동차산업화 정책기조를 변함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성서공단의 삼성상용차와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이번 '시련기'만 무난하게 넘길 수 있다면 위천지역이 국가공단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고 쌍용에서 대우로 넘어간 구지공단에도 완성차업체를 유치, 당초 계획을 완수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성서공단 업체들은 대부분 우량기업"이라며 "자동차업계의 세계적구조조정기인 향후 1~2년만 잘 넘기면 성서공단은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의 메카로 회생할 수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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