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영재교육은 생각하는 능력 키우기

'영재교육의 핵심은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경북대가 실시하고 있는 과학영재교육에 지역 교육계와 학부모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학교 공부 잘하는 학생이 '영재'라는 생각은 낡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중1학생이 교과과정을 빨리 마치고 중2, 중3 과정을 익히는 것은 결코 영재교육이 아니기 때문이다.지난 10일부터 5일간 열린 경북대 과학영재교육센터 여름학기 수업중 수학 '게임문제'는 수학이 공식을 적용해 계산하는 '따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학문'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문제:1백개의 바둑돌을 가지고 A, B 두사람이 다음과 같은 게임을 한다.

1)A부터 시작해서 차례로 번갈아 가며 1개 또는 2개의 돌을 가져간다.

2)맨 마지막 돌을 가져가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한다.

A, B중 한 사람이 반드시 이기는 전략이 있는가?.

비단 수학 뿐만아니라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강의과목 모두가 아주 기초적인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실험하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도 대부분 새로운 학습방법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박경인(죽전중)군은 "학교수업은 선생님이 풀이하고 답을 체크하면 끝나는데 비해, 경북대강의는 개념을 배운 뒤 실험을 하거나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점이전혀 달랐다"고 말했다.

경혜여중 조은혜양은 "수학, 과학 모두 억지로 공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하며 생각하는 방법으로 수업이 진행되니까 재미있었다"고 만족해하면서도 "새로운 학습방법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진도가 빠르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북대 영재교육센터는 이번 여름학기가 끝난뒤 9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받은 결과, 강의시간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잇따라 수업시간을 연 1백50시간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당초에는 방학을 이용한 여름·겨울학기와 주말을 활용한 봄·가을학기로 나눠 연 1백시간씩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영재교육의 특징은 2년차 가을학기부터 시작되는 '탐구과정'에서 더욱 뚜렷해질 전망. 경북대는 3년과정중 50%를 창의력 개발에 필요한 기초강의에 두고, 나머지 50%를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 수업에 배정했다.

경북대 과학영재교육센터 황석근 소장(49·수학교육과)은 "프로젝트 수업은 개인별 또는 소그룹별로 중학생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고민, 문제를 만들어내고 또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탐구력, 창의력없이 불가능한 일이며 인류문명발달의 첫 단계이다.

탐구과정 학생은 기초과정 수료자와 수학·과학경시대회 입상자, 시·도교육청 주관 중2 수학·과학심화학습교실 수료자를 대상으로 시험을 치러 다시 선발할 계획이다.

경북대 영재교육센터는 지난달 30일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대구·경북지역 중학1년생 3백60여명을 대상으로 창의력·탐구력 테스트를 거쳐 기초과정 입학생 90명을 뽑았다.또 입체적인 영재교육을 위해 매학기마다 학부모 교실과 영재교육 교사세미나를 개최하고센터주관 수학·과학경시대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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