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8현대컵 K-리그=챔피언결정전 자존심 건 한판승부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가 맞붙는 프로축구 98현대컵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힘과 기술의 '용병파워'와 조직력의 '토종파워'간 흥미로운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정규레이스에서 수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삼성은 '외국인 선수로 팀을 꾸려간다'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은 팀.

반면 포항 스틸러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둬 어렵게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현대는올 시즌을 용병 하나없이 꾸려온 순수 국내 선수만으로 구성된 팀이다.

삼성은 이기형과 박건하가 월드컵 직전 대표팀에서 탈락한 충격으로 정신적 안정을 찾지 못해 전력에 공백이 생겼고 이를 외국인 선수로 대체했다.

시즌 중 전남에서 비탈리를 데려온 데 이어 정규리그 직전 지난 해 부산 대우의 3관왕 주역이었던 샤샤 마저 영입, 외국인 선수들로 공격라인을 완전히 물갈이했다.

김호 감독은 국내파 대표주자인 고종수를 게임메이커로 내세우고 비탈리와 샤샤, 미하이를 최전방 공격수로 골고루 활용함으로써 전력 극대화를 이룬 것.

지난 14일 정규레이스 최종전 이후 충분하게 휴식하면서 대학팀 등과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을조절해온 이들은 용병 특유의 힘과 기술로 상대 수비의 집중 마크를 피해 골을 넣는데 있어 국내파 보다는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에는 올 한 해 외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등록되지 못했다.

고재욱 감독이 시즌 전 용병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 구단측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을 자제했다.

하지만 현대는 사실상 이번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유상철과 플레이오프 2차전승리의 '일등공신'김병지, 40골-40도움을 달성한 김현석, 어시스트왕 정정수 등의 활약으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공격라인의 중량감은 용병을 앞세운 삼성에 비해 떨어지지만 공·수의 조직력만큼은 한 수 위로평가된다.

고 감독은 "삼성과의 대결은 용병-토종의 진정한 평가무대"라며 "국내파의 조직력으로 반드시 2년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기아자동차 인수와 관련, 더욱 미묘해진 재계 역학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현대-삼성 두 그룹의 대리전 성격을 갖는 점도 경기 외적인 흥미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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