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기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캘린더상의 21세기는 2001년부터지만 정서적으로 느끼는 '새로운 1천년'의 시작은 2000년부터다. 이제 겨우 1년남짓 남은 셈이다. 세기말에 몰아닥친 금융, 외환위기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서도 20세기에 특정 산업의 리더로 자리잡은 선진국의 초일류 기업들은 새로운 세기에도 선두자리를 내놓지 않기 위해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편집자 주〉
서울~부산간을 1시간에 주파하는 열차. 인류를 질병의 공포에서 해방시켜 줄 꿈의 신약. 먹어도살이 찌지 않는 것은 물론 상온에서도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무게가 1백g도 안되는 초경량 운동화.
코앞으로 다가온 21세기의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시험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을 추진중인 상품 목록의 일부다. 유사이래 한시도 경쟁이 없었던 적은 없지만 중후장대산업에서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세계 일류기업들이 미래시장을 놓고 벌이는 상품 및 기술개발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개별기업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연구·개발(R&D)비를 쏟아붓는 것으로도 모자라 미국을 비롯한선진 각국은 기업의 상품 및 기술개발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있다. IMF 체제로 최소한의R&D투자마저 줄이고 아껴야 하는 국내 산업계의 입장에서는 부럽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이 모두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는 21세기 차종으로 불리는 전기자동차(EV), 하이브리드카, 압축천연가스(CNG)차, 연료전지(Fuel Cell)차의 대량생산을 10년안에 모두이룬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90년부터 10억달러를이 분야에 투입했다. 포드는 최근 아토스엔진만한 4기통 승용차용 디젤엔진을 단 15개월만에 개발해 세계 자동차업계를 경악케 했다.보잉은 서울~LA를 4시간만에 주파하는 초음속 항공기(HSCT)를 2010년 시판을 목표로 개발중이다. 미 정부가 이 프로젝트 지원에 지금까지 투입한 돈은 20억달러가 넘는다.
독일의 지멘스는 최고시속이 4백50㎞에 달하는 자기부상열차 '마그레브 트란스라피드'를 2005년부터 베를린~함부르크 구간에서 운행한다. 이 열차가 개발되면 서울~부산은 채 한시간도 걸리지않는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은 물류체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킬 초고속화물선 개발에 사운을 걸고 있다.
중후장대산업 뿐 아니다. 보다 편하게,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인간의 욕구충족에 초점을 맞춘 신상품 개발목록을 보면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세계적 식품메이커인 스위스의 네슬레는 비만을 두려워하는 현대인을 겨냥해 살찔 염려가 없고상온에서도 녹지않는 아이스크림을 개발중이다. 갓볶은 원두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신개념의 인스턴트 커피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항생제의 대표격인 '테라마이신'과 발기불능 치료제 비아그라로 널리 알려진 화이자는 그동안 세계 의약업계가 등한시해 온 치매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세계최대 화장품 메이커인 로레알은 젊고 싱싱한 피부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욕구를 겨냥해피부노화를 막아주는 각종 성분을 피부속 깊이 스며들게 하는 매개체인 '나노좀'개발을 끝내고상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 제품이 상품화되면 여성들이 60세에도 20대의 피부를 유지하는 것이꿈만은 아닌날이 올지 모른다.
전체 무게가 1백g도 안 되는 초경량 육상화도 나온다. 이 신발이 나오면 마라톤 경기에서 인간의한계로 통하는 2시간벽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는게 개발 선두업체인 리복의 장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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