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세계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63)가 22일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오페라 극장에서 메트 데뷔 30주년 무대를 가졌다.
눈에 띄게 체중을 뺐지만 여전히 다소 불안정한 걸음으로 등장한 파바로티는 사랑스런 익살꾼,낭만적인 연인, 영웅적인 군인 등 세 테너역을 차례로 맡아 특유의 우아한 고음으로 청중을 휘어잡았다.
이날 레퍼토리는 그의 장기인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중 익살꾼 네모리노, 68년 11월23일 메트 데뷔작인 푸치니의 '라보엠'중 연인 로돌포, 드라마틱한 무거운 목소리를 요하는 베르디의 '아이다'에서 라다메스 장군 등 3가지.
그가 작은 실수 하나 없이 성격이 다른 이 역할들을 모두 해냈다고 말한다면 과장된 찬사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의 난조와 빈번한 공연 취소를 감안할때 3가지 역할을 무리없이 다 해냈다는 것은 '경이'에 가깝다고 평론가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무릎과 엉덩이 인공관절술을 받고 회복한지 얼마 안된 그가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 자체만도 놀랍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는 불안정한 톤과 불명확한 발음으로 처음에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시작했으나 곧 호흡이긴 우아한 목소리를 되찾으며 네모리노의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열창했다.그의 목소리는 갈수록 힘을 더해 '라보엠'에서는 어떤 테너도 필적하기 어려운 감동적인 목소리로 로돌포를 불렀으며, '아이다'에서는 절제된 열정이 느껴지는 음색으로 아이다와의 마지막 듀엣을 불렀다.
유일한 실수라면 앙코르에 답해 무대 뒤에서 나오다가 커튼에 걸려 빨리 나오지 못했다는 정도라고 관객들은 전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메트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으며, 루스 앤 스웬슨,다니엘라 데시, 돌로라 자이크, 그리고 몸이 불편한 아프릴레 밀로를 대신해 나온 마리아 굴레기나 등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여자 성악가들이 상대역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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