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잃어버린 5세전 기억 되찾아 주고 싶었어요"

의사부부인 김한철교수(동국대의대 포항병원·정형외과)는 첫째(김찬)·둘째자녀(김린)의 육아일기를 직접 썼다. 닥터라고 해서 자녀의 의료일지를 쓴 것은 결코 아니다.

"누구든지 5세 이후의 일만 기억합니다. 육아일기도 일기지만 잃어버린 5세 이전의 기억을 되찾아주고 싶어서 출산 순간부터 매순간마다 비디오도 찍고, 사진도 찍고, 글도 써놓았습니다"김교수는 병원에서 나눠주는 육아일기장부터 시작, 본격적인 육아일기를 쓰기시작하면서 육아전문잡지인 '앙팡' 대표이사의 조언도 들었다.

"어차피 생로병사를 다 겪고 죽어야 할 유한생명들 아닙니까. 출산 당시 지금은 내가 빨간 핏덩이를 안고 있지만 언젠가는 네가 나를 떠나보내야 할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구요. 의사로서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늘 지켜보면서 자녀의 성장 모습을 담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어요. 아내는 전공의 시험이다, 뭐다해서 너무 바쁠 때이기도 했구요"

김씨는 의사신분을 십분 활용(?) 수술방에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나하면 '아기가 태어난지1시간 후' 등으로 시간대별로 아빠가 된 뒤의 감정 변화, 자녀의 성장과 작은 기적을 지켜본 육아일기를 겸한 사진첩이 여러권이다.

이렇게 아빠가 쓴 육아일기는 주변사람들에게도 편안함과 사랑을 물씬 풍긴다.김교수의 모친인 문정자씨(대한어머니회 대구시지회장)는 "우연히 아들의 집을 청소하다가 육아일기를 발견하고는 오히려 휴머니즘을 느꼈어요. 며느리가 해야될 일을 왜 아들이 하느냐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육아일기를 쓰는 아들이 참 따뜻하고 사랑이 많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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