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굴...여성운동 대구.경북 1백년(46)

전국 각 시군에 분포해있는 여성회관을 지역여성복지의 중심 센터로 활용, 2000년대 복지증진에대비해야한다는 소리가 높지만 지역여성계는 67년 11월24일 일찌감치 대구여성회관을 건립, 여성의 자질향상과 불우여성의 자립기반 조성에 대비했다.

지난 1983년 10월 10일자로 구미시 부녀복지회관과 통폐합된 경북도 여성회관(원래 이름은 대구여성회관)이 건립돼야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재정형편이 곤란하여 감히 착수할 생각을 하지못할때 육영수 여사가 견인차 역할을 해주었다.

1965년 3월 대국방송국(KG홀)에서 열린 자선의 밤에 육여사가 참석하였고, 그때 얻은 수익금 67만원이 여성회관 건립의 종자돈이 된 것이다.

여기에 대구시가 북성로 소재 대한부인회 대구회관을 판 돈 7백만원, 양지회 지원금 67만원, 도비5백만원 등 총 공사비 2천7백50만원을 들여 대구시여성회관이 완공한 것이다. (대구시사 1973년판 568쪽 참조)

대구시여성회관은 육여사가 직접 개관 테이프를 끊었다.

"당일 아침 동촌비행장에 도착한 영부인은 먼저 연호동 새마을 현장과 신동 나환자촌을 방문한뒤 도내 여성지도자들과 함께 개관식에 임석했다"는 고(故) 김도연씨(전 경북도 부녀청소년과장,대구시의원)는 육여사가 대구시여성회관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고 밝혔다.

개관식에는 여성지도자를 포함, 2천여명의 지도자들이 참석했고 여성회관(대구시 남구 대명동 15번지) 주변 도로가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환영물결을 이루었다. 식을 마친 영부인은 1천5백87평대지위에 건평 4백15평의 현대식 2층 콘크리트 건물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특히 무단가출 여성일시보호소 운영에 대하여 관심을 두었다.

초대 대구여성회관장은 정복향(초대 대구여자경찰서장, 전 국회의원), 2대 이호목, 3대 최명주씨가부임했으며 일부 관장이 취임할때는 여성계에서 적임자가 아니라며 반발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대구시에 속해있던 여성회관에는 부녀상담부, 교화선도부, 기술교도부, 숙박부의 4개 사업부가 있었고 특히 사업실적이 가장 뚜렷한 것은 기술교도부로 68년에 1천3백36명, 69년에 1천27명, 70년에 5백3명, 71년에 7백93명이 미용.수공예.양재.편물.기계자수과를 수료하여 이중 2천5백9명이 취업되었다. 기술교도부는 부녀자들에게 '1인1기'를 가르쳐 자립 재활을 하게끔 이끌어주었다.

1970년 사업심사 분석에서 대구시 여성회관은 경북도내 '여성의 광장'으로 그 사명을 다해야한다는 결론이 내려져 대구시여성회관이 경북도여성회관으로 개칭됐으며, 73년에는 내무부의 사업소통합방침에 의해 부녀상담소와 아동상담소를 흡수통합하여 경북도 부녀아동회관으로 개칭됐다.

75년 2월28일에는 경북도 조례 제6백70호로 부녀상담과 아동상담업무를 대구시부녀아동상담소(현대구시 여성회관 부설 태평부녀아동상담소)로 이관하고 경북도 여성회관으로 환원되는 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81년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할때 경북도와 분리된 뒤에도 경북도 여성회관은 분리독립된 대구시에 그대로 남게되자 경북도 여성회관이 경북여성을 위한 센터로서의 기능성이 떨어지면서 83년 10월10일자로 경북 구미시 부녀복지회관(구미시 공단동 209번지)과 통폐합돼버렸다.그러나 구미부녀복지회관마저 근로청소년회관과 통폐합, 여성계는 일찍 시작한 여성회관의 명맥을 살려가지 못하는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여성계에서는 경북도 재산인 경북도 여성회관이 분리독립한 대구직할시에 위치하고 있으니 만큼그곳에 대구시 여성회관을 세워서 지역여성들이 편리하게 기술교육도 받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경북도여성회관 건물은 경북개발공사에서 쓰고 있고, 89년에 건립된 대구시 여성회관은 대구시 북구 노원동 시외곽에 위치하여 적지않은 불편을 주기도 했다.

비록 경북도 여성회관은 용도폐기됐지만 도내 10개 시군에는 다양한 이름의 여성회관(포항시. 경주시. 김천시.안동시. 구미시. 영주시. 영천시. 상주시. 문경시. 경산시)을 건립,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여성자질 향상과 불우여성 교화선도, 자립기반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대구시여성회관에 이어 96년에 대구동부여성문화회관까지 건립, 여성복지증진에 힘쓰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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