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휠체어 아들 3년 개근 졸업식장의 감동 모정

10일 오전 대구 청구중학교 졸업식장에는 감동에 겨운 박수가 터졌다. 약도 없다는 '근육병'으로투병 중인 아들 김용범(17)군을 눈물의 모정(母情)으로 3년 개근시킨 김홍자(43)씨가 개근상과 장한 어머니상을 받기 위해 아들과 나란히 단상에 선 것.

용범이에게 병마가 찾아 온 것은 9년 전. 초교 5학년때부터 지금까지 휠체어를 타고 집과 학교를오갔다. 그래도 초교 때부터 결석 한 번 안했다. 강철보다 강한 모정(母情)이 있었기 때문이다.어머니 김씨는 휠체어를 탄 지난 5년 동안 하루 4번 이상 학교를 오갔다. 아들의 등·하교와 용변 보는 것을 도와 주기 위해서다.

점심시간에는 아예 교실에서 용범이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었다. 용범이 친구들에게 김씨는허물없이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자상한 '어머니'이자 좋은 '친구'였다.

김씨는 가슴이 미어질 때도 많았다.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못 갔을 때,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는 날 등등. 그러나 김씨는 울지 않았다. 어머니가 약해지면 아들도 약해진다는 걱정 때문에 언제나 그는 당당했다.

학교측의 정성으로 3년 동안 계단 없는 1층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3학년 반 친구들은 용범이 때문에 1학년 건물에 교실을 배정받아도 불평 한 마디 없었다.

얼마 전 국내 처음으로 한 병원이 근육병 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수술에 필요한근육세포를 수입하는데만 2억원. 남편의 택시운전과 자신의 부업으로 생계를 잇는 형편에서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래서 김씨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실비로 수술을 받도록 해 달라고 편지를 쓸 참이다.김씨는 "장애아를 둔 부모가 당당해야 아들 딸이 건강하게 자란다"며 "용범이가 계속 공부할 수있게 도와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너무 너무 감사 드린다"고 낮게 말했다.

용범이는 대구시교육청의 배려로 집 가까운 청구고에 배정받아 의사가 되는 꿈을 키우고 있다.〈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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