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전부총재가 25일 당무에 복귀했다. 실권없는 당고문이란 명예직에 불과하지만 동교동계 맏형이란 그의 위상을 감안할 때 사실상 국민회의 2 인자로 자리매김된 것이다. 지난 97년 한보사건으로 구속되면서 당 일선에서 물러난후 2년만에 되돌아 온 셈이다.
권고문의 복귀는 그 시점으로도 주목된다. 오는 5월 전당대회 쯤으로 관측돼왔던 당초 예상을 3개월이나 앞당긴 데다 고문직에 임명된 날이 현 정권 출범 1주년일이란 점등이다.
우선 범동교동계 중진들이 잇따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그의 당내 진입이 시급함을 진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배(金令培)부총재와 김봉호국회부의장,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 등이 청와대 개별면담 등을 통해 여당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국민회의를 쇄신시켜야 한다는 등의 논리로 김대통령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주요 당직자들도 지난 24일 주례 당무보고에서 이같은 뜻을 거듭 건의했으며 당고문직에 대한 승낙까지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고문의 조기 복귀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대통령의 의중이 실려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정치권 개혁 등 김대통령의 집권2기 구상과 맥이 닿아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서울구로을 보선후보로 내정됐던 신주류의 이강래(李康來)전청와대정무수석을 이날 한광옥(韓光玉)부총재로 전격 교체한 것도 이같은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결국 정치권 개혁을 앞두고 당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구주류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즉 권고문의 복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내 권력판도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의 전면등장에 대해 당내에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한보사건 등을 겪은 그의 이미지가 과연 전국정당화와 개혁을 지향하는 상황과 부합할 수 있겠느냐는 등이다. 신주류측과의 갈등기류 역시 계속될 것이다.
이와 맞물려 전당대회를 계기로 영남권 인사와의 연대설도 제기되고 있다.
즉 영남권 인사들을 대표 등으로 전진 배치시킨 뒤 그는 2선에서 이들을 지원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외피는 전국정당화를 지향하면서도 내부적으론 구주류가 당을 장악해나갈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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