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 감사결과

감사원이 25일 밝힌 농협에 대한 감사결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2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감독기관인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을 질책할 만한 내용이었다.

농협은 부실한 여신 및 채권관리로 한보 등 부도대기업에 9천184억원을 떼이는가 하면 전체 회원조합의 48%가 자본잠식상태인데도 이를 감춰왔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는 과다한 명퇴금을 지급하고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등 '총체적인 부실덩어리'였다.

농협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실여신관리

농협은 97년말 대기업에 대한 대출액을 전년도의 4천865억원에서 7천4억원으로 크게 확대해 '농민 우선지원'이라는 고유기능을 퇴색시켰고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급보증으로 지난 해 3월말 현재 6천19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회수가 불가능한 한보와 진로 등 부도 대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도 9천1백84억원에 이른다. 94년 말 1.11%에 불과하던 부실대출비율(고정이하 여신비율)은 98년 8월 7.03%에 이르렀다.

또 신용불량거래 등록대상인 9만7천245건을 미등록해 5억3천만원의 제재금을 부담했고 농협은 적색거래처로 분류된 6천517명에게 1천72억원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회원조합관리실태

97년말 '농협중앙회'의 회원조합은 1천332개지만 이중 92%인 1천234개가 적자이고 48%인 647개는 자본잠식상태다.

부실한 운영으로 농민들의 출자금을 다 까먹은 것이다.

그런데도 농협은 적자조합은 39개, 그중 17개만 자본잠식된 것으로 공표하고 5백7억원을 배당금과 법인세로 집행했다. 이는 퇴직급여와 신용대손 충당금의 부족 적립액을 결산에 반영해야 하는 데도 분식결산 등의 방법으로 감춰왔기 때문이다.

◇방만한 조직관리

이같은 부실경영속에서도 농협은 최근 5년간 300%의 인센티브 상여금과 특별상여금을 직급별로 일율적으로 지급, 각각 2천345억원과 291억원을 집행했다.

또 회원조합들은 명퇴금을 월 고정급여의 2년분에서 4년분만 지급하는 데도 중앙회는 최고 월 고정급여의 13년6개월에 상당하는 명퇴금을 지급, 최고 4억9천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조직관리도 주먹구구식이었다. 94년부터 97년까지 976명을 명퇴시켰으나 같은 기간에 3천177명을 신규채용하고 3천743명을 승진발령,2급을(과장급)이상 직원이 93년말 4천925명(28.2%)이었으나 97년말 5천899명(33.0%)으로 증가해 인력운용 불균형과 직급인플레현상이 심화됐다.

◇경제성없는 경제사업

농산물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고지원으로 건립한 '서울 창동 농산물 물류센터' 중 일부를 서울시에 중소기업제품판매장으로 제공했는가 하면 95년 3월 경북 군위군과 공동으로 '농산물 물류센터' 건립사업(총사업비 261억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군위군의 출자불능으로 개장예정일인 98년 10월 공정율은 7%에 불과하다.

이는 군위군의 재정자립도 등 자금조달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

이밖에 대도시에 하나로마트(슈퍼마켓)를 계속 확장하고 있으나 적자매장에 대한 구조조정 등의 대책이 없고 농협이 운영중인 146개 농산물 가공공장도 97년말 현재 41%인 60개소가 적자로 부실이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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