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없는 10대에 쓰러진 두 젊음

한 10대의 철없는 애정행각이 젊은 두 경찰관을 너무 허망하게 죽음으로 내몰았다.

경찰관이란 직업을 너무나 선망했다는 고(故) 김성균(28)순경. 지난 93년 경찰에 투신해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경찰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해 했다. 얼마되지 않는 월급을 쪼개 어머니께 생활비로 보내면서도 항상 미안해했다는 김순경. 사고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어머니 이갑이(71)씨. 어제 저녁 통화를 한 막내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듯 눈물조차 흘리지 못했다.

"우리 애기들은 어찌하라고…" 사고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집으로 돌아와 다섯살난 아들과 세살바기딸 재롱에 웃음을 지었을 김순경. 아이들과 저녁상을 준비하다 뛰어온 김순경의 부인 신미선(26)씨는 남편을 대신한 한장의 영정 사진 앞에서 끝내 혼절하고 말았다.

"지난 해 경찰관의 총기사용으로 한 10대 절도용의자가 숨지면서 김순경이 총기를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는 얘기를 자주했어요. 젊은 나이답지않게 생각이 깊은 후배였는데…" 한 선배 경찰관도 울먹였다.

이 날 김순경과 함께 출동,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다 26일 새벽 4시 끝내 숨진 김인배(33)경장도 선·후배 경찰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경찰관.

이날도 김순경 등 동료경찰관 3명과 함께 출동, 자신이 앞장서 검거에 나서다 용의자 임군이 쏜 총에 맞고 말았다.

장인·장모님을 친부모처럼 모시고 살아 주변의 칭송이 자자했던 김경장. 결혼 4년만인 지난 해 꿈에 그리던 내집마련을 한데다 한 달전 막내아들까지 태어난 겹경사속에 갑작스런 불행이 닥쳐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한편 숨진 경찰관 2명에 대한 영결식은 경북경찰청 장으로 거행되며 국립묘지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朴東植·李鍾均·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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