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런사람 돕습니다-근이영양증 앓는 중학생 택수

다른 친구들은 새학년을 맞을 준비로 바쁜 봄방학. 김택수(13.대구 대곡중 1년)에겐 새학기의 시작이 버겁기만하다. 휠체어에 의지하고 살아온 지 3년. 자꾸만 커져가는 친구들의 덩치는, 갈수록 작아지는 자신을 더욱 주눅들게 만든다.

정상적으로 자라던 택수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근육이 수축되면서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증세가 나타났다. 병명은 불치병으로 알려진 '근이영양증'.

처음엔 간신히 걸어다녔으나 5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가내공업을 하던 아버지 김호을(42)씨가 있는 재산을 모두 털어 치료에 나섰지만 달걀로 바위치기였다. 설상가상으로 치료비를 어렵사리 마련해왔던 아버지마저 지난 해 스타킹 가공공장에서 일을 하다 한 쪽 팔을 못쓰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12만원짜리 월셋방이 전부. 팔을 다친 아버지가 액자만드는 일을 하며 월 80만원을 벌어오지만 치료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돈.

매일 휠체어를 끌고 하나뿐인 아들 택수의 등하교를 시키는 어머니 김혜숙(42)씨도 한 푼이라도 벌어보려 보험설계사일을 해왔지만 실적이 없어 곧 그만둬야 할 형편이다.

"이대로 가면 스무살이 채 못돼 죽는답니다. 신문, 방송에서 근이영양증 환자의 치료성공사례를 보지만 저희 형편에는 남의 일일 수밖에 없네요" 눈물도 말라버렸다는 택수 어머니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있었다.

나쁜 사람들을 잡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택수. 사그라져가는 몸이지만 경찰에의 꿈만은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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