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숯덩이 경주 남산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든 노천 박물관이 바로 사적 제311호인 경주 남산이다.

그 때문에 최근들어 답사기행팀이 부쩍 찾아 들고 학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학습의 장으로 각광을 받고있다. 휴일에는 가족 나들이까지 가세해 경주 남산은 이제 친근한 사적지로 인식되고 있다.

사적지라면 응당 재미없고 밋밋하다는 인상마저 씻는데도 경주 남산은 큰 몫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그런 경주 남산에 지난 97년 큰 불이나 정상인 금오봉 주변 70여ha는 검정투성이다.

화전을 일굴셈인지 당국은 두해를 넘게 볼성사나운 모양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복구를 묻는 시민들의 성화가 빗발치지만 그럴때마다 경주시와 문화재관리국은 동시에 예산타령만 늘어놓고 책임은 서로 떠넘기는 수법만 되풀이해 약을 올린다.

만약 국보급 문화재가 새로 발굴되었다면 서로 공치사 하기에 혈안이 될게 뻔한데도. 경주 남산은 지난해부터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있다.

우리로서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다. 빠르면 올해안에 등록해 유네스코에서 실사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도 소나무 묘포장이 없어졌다는둥 전혀 대책없는 반응만 보여 어쩌면 국제적인 망신살까지 덮어 쓰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미륵골, 쑥더미골, 바람골, 유느리골등 아름다운 골짝이름과 숱한 불상, 석탑으로 이뤄진 경주 남산이지만 "남산 소나무를 다 주어도 서캐초롱 장사가 낫다"는 속담처럼 속 좁은 관리들 때문에 더 이상 황폐하게 방치되어서는 안된다.

살아있는 박물관 경주 남산이 후손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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