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 1학년 6반 학생들은 모두 같은 크기의 돼지 저금통을 하나씩 갖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삶'이란 이름이 붙은 저금통이다. 단순히 용돈을 아껴 모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남을 돕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보태나가는 것이다.
저금통은 담임인 이춘성(42)교사가 새 학기를 맞아 학생들에게 선물했다. 이교사가 학생들에게 저금통을 선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6년부터. 담임을 맡을 때마다 어김없이 해온 일이다.
"저축정신 뿐만 아니라 언제나 남을 돕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고 학생들에게 저금통을 줘왔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 하다가도 취지를 설명하면 모두들 좋다는 반응입니다"
3월에 내준 저금통은 12월에 회수한다. 저금통을 보면 학생의 평소 생활태도까지 볼 수 있다는게 이교사의 설명.
꾸준히 저축하는 학생과 회수 직전에 부랴부랴 잔돈을 채운 학생의 저금통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저금통이 더 무거운 것도 특이한 현상. 액수는 적을지라도 더 자주 남을 돕는데 마음을 쓰기 때문이라는 것.
이렇게 모은 돈은 고령군 성산면에 있는 국제재활원을 돕는데 쓰인다. 단순히 선물만 사주는 것이 아니라 성탄 전날인 12월 24일 재활원을 방문해 수용자들의 식사 돕기, 청소, 설거지 등 봉사활동도 한다.
지난해 성탄 전날에도 10여명의 학생이 재활원을 찾아가 대형 기저귀를 선물하고 봉사활동을 벌였다. 올해는 한달에 한번쯤 대구시 수성구 보육시설 애망원을 방문하고 연말에 국제재활원을 찾을 계획.
이교사는 "10여년째 해오다보니 다른 교사들이 공감하고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며 "인성교육 차원에서 이같은 방식이 널리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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