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치권은 당선자의 당적 이동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과반수 의석(150석)확보에 실패한 신한국당은 무소속과 민주당 당선자들을 대거 영입, 야당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야당은 여당의 영입작업을 '민의를 무시한 헌정파괴행위'라고 비난했다.
15대 의원들의 당적 이동에 신호탄을 쏜 지역의 무소속 당선자는 권정달(안동 을)김일윤(경주 갑), 박시균(영주), 임진출(경주 을), 백승홍(대구 서갑), 서훈(대구 동을)의원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무소속의 한계'를 내세우며 여당에 합류했다.여당 간판을 달기 전에 서의원은 지역구에서 공청회를 가지기도 했으며 공증까지 했던 백의원은 "공약을 파기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무조건 잘못된 행위"라며 "대구 시민을 위한 바른 길이었는가는 4년 후 16대 총선에서 심판받겠다"고 선언했다.
YS정권과 신한국당에 대한 민심의 이반을 감지한 이들은 선거는 무소속으로 치르는 대신 당선 후 정치활동은 힘 있는 여당의원으로 펼치고자 한 것이었다.
총선 당시 대구에서 신한국당은 인기없는 여당이었다. 13개 지역구에서 자민련은 8명의 후보가 당선되는 돌풍을 일으킨 반면 신한국당은 겨우 두 곳에서만 당선되는 수모를 겪었다. 경북에서는 그래도 여당의 위력이 남아 있었다. 19개 의석중 자민련이 2곳, 무소속이 5곳을 차지한데 비해 신한국당은 11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저조한 신한국당 인기는 대통령선거를 치르면서 급반전, 신한국당에서 이름을 바꾼 한나라당 간판은 지역 민심을 흡수하는 조건으로 변했다. 대선을 앞두고 자민련의 이의익.안택수.박종근의원이 신한국당으로, 무소속 이해봉의원은 "지역 민심이 입당을 권유했다"며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지역 민심을 의식한 이들은 "DJP 후보단일화에 반대한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반DJP정서는 지난해 4.2 재.보선과 6.4 지방선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박근혜.정창화.신영국의원이 모두 금배지를 달았으며 지방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대구에서는 광역의원 26석 모두를 한나라당이 석권했으며 경북에서도 54석중 44석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대선 이후 여.야가 뒤바뀌자 총선 직후 신한국당에 입당했던 권정달의원은 '동서 화합, 지역 발전'을 내걸고 다시 국민회의로 달려 갔으며 이어 장영철의원도 여당행 티켓을 구입했다.
15대 국회 3년 동안 국회를 떠난 지역 의원들도 적잖다. 이의익의원이 대구시장선거 출마로, 김석원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금배지를 내놓았다. 허화평.황병태.김화남씨는 '타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16대 총선을 1년 앞둔 지역 정치권은 5공 신당설 등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일부의 지적처럼 '한나라당에 대한 대구.경북의 지지는 현정부에 대한 반감에 따른 반대급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심은 또다시 의원들의 당적 변동을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잦은 당적 이동은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외면과 혐오감을 불러와 자칫 기존 정치권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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