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野 차기총선 대비 조직정비 '닮은 꼴'

■與-"젊은 피로 체질개선 박차"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 총재권한대행이 14일 내년 16대 총선승리를 위한 당체제 정비를 역설하면서 당체제의 대폭적인 변화를 예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대행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총선 압승을 위해 현 구조 그대로 가느냐, 아니면 대폭적, 변혁적 체제로 가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정치개혁을 7월말까지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대행의 한 측근은 "젊은 층을 수혈하고 당을 쇄신하는 한편,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라며 다른 해석을 경계했다.

한마디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7월말까지는 정치개혁을 완료하고 8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젊은 일꾼을 영입해 당의 인적구조를 노.장.청이 조화되도록 하는 한편 당 체질도 구태의연한 야당체질에서 탈피, 21세기에 대비하는 여당체제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의 표시라는 것이다.

이 측근은 김대행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모든 부속이 제대로 돌아가야 하며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부속이 있으면 갈아 끼워야 한다"고 말한 것은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적극적인 설명에도 불구, 당내 일각에서는 김대행의 '대폭적 변혁적 체제론'이 8월 전당대회를 전후로 국민회의 간판을 내리고 새 당명을 내거는 수준의 정계개편이나, 자민련과의 합당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권 핵심부가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미룬 배경에는 선거제도 변경 등 정치개혁을 완료하는 동시에 이 과정에서 정계개편을 추진, 총선에 대비하겠다는 포석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민련과의 합당론은 내각제 논의중단과 함께 수면아래로 잠복했고 여기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공식 부인함으로써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보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 등을 놓고 한나라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 향후 내각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경우, 합당론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대행의 발언은 당분간 음미해볼 필요가 있을 것같다.

■野-"문호 개방 제2창당 추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김덕룡부총재 등 당 일각의 당풍쇄신 주장에 '제2의 창당'이라는 화두로 화답했다.

비주류 측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고있다.

이총재는 14일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초청강연에서 "사회 각계 각층의 여론수렴을 위해 문호를 개방하고 시대변화를 주도할 정치엘리트가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늘리겠다"며 신진엘리트 영입을 통해 당 체질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 인물 영입주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총재로서는 민정계와 민주계, 이기택계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계파간 역학관계를 청산하고 한나라당을 명실상부한 '이회창 당'으로 바꾸고 싶다는 희망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총재는 이날 문호개방선언 이전에 꾸준히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등 사회 각계각층의 신진인사들을 꾸준히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5월로 예정된 송파갑 등의 재선거와 이후로 예정된 23개 사고지구당에 대한 조직책 인선과정에서 이총재의 구상이 구체적으로 가시화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는 며칠전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의 계파 간 공천지분과 관련,"민주정당에서 계파가 지분을 나눠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천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이총재의 새 인물 영입주장을 '물갈이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의 주장은 희망사항일 뿐 강력한 지도력을 갖추지 못한 이총재가 현역의원까지 물갈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총재는 '제2의 창당'까지 선언했다. '중산층과 소외계층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정당'으로 체질개선을 하겠다고 천명했으나 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는 뜻이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제2의 창당은 당명 변경과 당헌 개정 등 모든 것이 포함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날 이총재가 추상적인 수사를 통해 '뉴밀레니엄 정치'를 주장했지만 비주류 측을 비롯한 당내 제 세력들은 한나라당이 기존의 지지기반을 잃지 않고 이총재의 구상을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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