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쑥스러운 '은발미팅'가슴 설레요"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26일 오후 경북 성주군 가야산 국민관광호텔 연회장. 할아버지·할머니 30여명이 긴장된 표정으로 사회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명단이 발표될때 마다 좌중에는 환호와 아쉬움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백발의 미팅커플 4쌍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결혼정보회사 (주)선우가 지역의 홀로 되신 노인들을 대상으로 '효도미팅'이라는 이색 이벤트를 연 자리였다. 이날 할아버지들은 커플 할머니들에게 무릎을 꿇고 꽃을 바치며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고교 교장출신인 서모(75)할아버지는 타고 온 버스 옆자리에 앉았던 14세 연하의 장모(61)할머니와 인연을 맺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다른 한 커플은 행사 직후 팔짱을 끼고 가야산에 함께 오르며 데이트에 열중,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날 미팅에 성공했든 못했든 간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청춘을 되찾은 듯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사돈간인 곽모· 진모 할머니는 아들·딸에게 "다른 곳에 놀러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미팅에 참석, 좌중의 춤판을 주도했고, 한의사 출신의 김모(79)할아버지는"이 정도 미팅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노익장을 뽐냈다.

송모(69)할머니는 "노인이라고 이성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다음번 미팅에도 참가시켜 줄 것을 주최측에 부탁하기도 했다.

윤영일(29) 선우 대구지사팀장은 "대구에서 처음 열린 무료 효도미팅의 열기가 기대이상으로 높아 조만간 이같은 행사를 다시한번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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