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경일교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유교 이데올로기를 갈아치우자'. 갑골문 전문가인 한 중문학자가 600여년동안 한국인의 내면을 지배해온 유교 문화의 권위와 위선에 도전장을 냈다.

유림들에게 욕 얻어먹을 각오하고 유교문화를 비판한 그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역설한다.

상명대 김경일(41)교수의 한국 문화비판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바다출판 펴냄)는 동양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의 뒷모습을 들여다 보고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책이다.

일제침략과 한국전, IMF 등 지난 100년간의 참담한 위기현실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게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고민해온 저자는 공자의 유교에서 그 답을 찾아냈다.

저자는 한국인이 가장 아름다운 가치로 생각해온 '유교'는 처음부터 거짓을 안고 출발했다고 강조한다.

기원전 1천300년경 황하유역에서 출발한 유교. 쿠데타로 왕권을 차지한 '조갑'이라는 한 중국인의 정치적 탐욕을 감추려는 목적에서 그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 그 증거는 고대 동양문화의 실록인 '갑골문'. 도덕적으로 교묘하게 위장돼 전해온 이 사건을 공자가 체계화시켜 후대에 전파한 것이 바로 유교다.

공자는 사건의 내면에 숨겨진 불순한 문화적 코드를 읽어내지 못한채 도덕만을 외쳐댔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그 결과 공자의 도덕은 '사람'을 위한 도덕이 아닌 '정치'를 위한 도덕이었고, '남성' '어른' '기득권자'를 위한 도덕, 심지어 '주검'을 위한 도덕이었다는게 김교수의 지론.

김교수는 "현대 한국사회 문제의 뿌리는 유교에 있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한국인의 의식기층에 깔려 있는 유교적 이데올로기의 폐기를 주장한다. 사농공상적 신분질서 관념이나 논리보다 힘이 우선하는 토론부재의 분위기는 유교의 가부장 의식과 군사독재 권위주의가 합작한 결과.

그뿐 아니다. 혈연, 지연, 학연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끼리끼리의 협잡과 폐쇄성, 분파주의는 유교적 전통에서 비롯되며 지배층의 도덕적 위선과 무능력, 부패를 가려주고 국민을 속이는데 군자와 성인의 입김이 한몫했다고 지적한다.

뿌리깊은 차별대우에 시달리는 여성과 획일적 교육으로 자유와 창의성을 박탈당하는 아이들이 남성·성인중심의 유교문화의 최대 피해자라는 것.

'한국인의 사는 열가지 괴로움' '유교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중국과 일본이 유교를 버린 이유' '주자학, 그 위대한 사기극' '공자 바이러스' '죽은 박정희가 다스리는 나라'등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이미 유효기간이 끝난 유교를 철저히 해부한다.

더욱이 유교 종주국 중국이 100년전에 시작된 혁명을 통해 '사람 잡아먹는 유교'를 버리고 있고, 일본도 메이지유신을 통해 유교를 베어버렸는데도 한국은 아직도 유교를 붙들고 있다며 비판한다.

한국인의 문화적 폐쇄성과 콤플렉스를 낳은 유교문화, 사회를 붕괴시키고 과거를 뒤돌아보게 하는 유교문화, 창의성을 말살하고 여성을 죽이는 문화….

이같은 유교문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성해야할 시점이라는 저자는 "우리 마음속의 공자를 죽이지 않는 한 새로운 미래는 오지 않는다"고 힘줘 말한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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