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시아 대통령 탄핵안 정국 극도 혼미

하원인 국가두마의 탄핵 움직임에 맞서 보리스 옐친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 내각을 전격 교체함으로써 대통령과 의회가 또 한차례 정면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옛 소련 붕괴후 중요한 정치적 고비때마다 대립해 오면서 지난 93년에는 의사당포격 사건까지 불러왔던 해묵은 대통령-의회 대립구도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탄핵심의에 따른 향후 정국 전개 방향을 점쳐보면 다음과 같다.

-국가두마가 옐친을 탄핵했을 경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차례로 탄핵의 법률적 정당성을 심의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탄핵안은 상원인 연방회의 표결에 부쳐지며 의결 정족수는 재적 3분의 2로 정해져 있다.

이때 신임 총리로 임명된 세르게이 스테파신은 국회의 인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국가두마가 탄핵투표를 연기할 경우.

▲공산당은 의결정족수인 3분의 2를 확보하는 데 실패할 것을 우려해 투표를 연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산당은 탄핵 투표를 연기해 놓고 프리마코프 후임에 오를 인물에 대해 옐친과 흥정할 수도 있다.

-국가두마의 탄핵투표가 부결될 경우.

▲두말할 것도 없이 옐친의 승리다.

이런 상황이라면 옐친은 고의적으로 의회가 수용할 수 없는 총리후보를 끝까지 내세운 뒤 의회를 해산해 놓고 새롭게 틀을 짜려 할 것이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옐친 측근들이 이 시나리오를 가장 선호한다고 전하고 있다.

(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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