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6·LA 다저스)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 해보다 훨씬 못미치는 구위로 매 경기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박찬호는 시즌 3승3패로 승수를 올리는 속도는 지난 해와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5.32로 치솟은 방어율.
박찬호가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96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고 선발투수로 활동한 97년(3.38)과 98년(3.71)에 비교하면 경기당 2점씩이나 더 주고 있는 것.
그의 방어율이 높아진 이유는 첫째 볼의 위력이 사라진 데서 찾을 수 있다.
150㎞ 중반의 강속구가 트레이드 마크인 박찬호는 올시즌 스피드는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투구의 마지막 속도가 부쩍 떨어진 느낌이다.볼끝이 살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올시즌 만루홈런 3개를 포함해 홈런을 벌써 9개나 맞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구와 커브 위주의 단순한 투구 패턴은 박의 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겨울 타자들의 타이밍을 현혹하는 체인지업을 익히는데 주력했지만 막상 정규리그가 시작되자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난 4년동안 직구와 커브만 던진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송두리째 노출됐고 박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결정구를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겨울 박찬호의 무리한 일정도 부진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찬호는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겨울 동안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피로가 누적됐다.
더구나 박찬호는 스프링캠프동안 5차례 시범경기에서 방어율 0.78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는데 이때 지나치게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반면 박찬호는 피로가 미처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의욕만 앞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찬호가 5회 이후 갑자기 난타당하는 이유도 겨울 훈련 실패로 인한 체력 저하로 풀이되고 있다.
96년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했던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맞이한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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