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달 3일부터 예술마당 솔-다리오 포 연극 '호랑이 이야기'공연

지난 9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극작가 겸 연극배우인 다리오 포(73). 훌훌 털어내는 파격미에 거침없는 풍자, 신랄한 현실 비판으로 그가 나타나는 곳은 언제나 소란스럽다. 한쪽이 열광하면 한쪽은 야유를 퍼부어댄다.

이탈리아 국내에서도 수차례 공연이 금지된 것은 물론 '경찰권 모독'을 이유로 법정에 선 것만도 40여차례. 지난 90년에는 신나치주의자들로부터 몰매를 맞기도 했던 작가다.

그의 작품 '호랑이 이야기'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대구 예술마당 솔에서 공연된다. 김창우 경북대 독문과 교수가 번역·연출하고 극단 '함께 사는 세상'(함세상)이 제작한다. 한국 초연.

'호랑이 이야기'는 1인극 레퍼토리. 작품의 주인공은 부상당한 병사와 어미·새끼 호랑이. 부상당한 병사의 몸짓, 발짓, 마임, 소리 등을 통해 얽히고 설킨 극적 상황을 보여준다. 대장정에서 부상당한 중국군 낙오병이 호랑이와 함께 지내다 국민군과 일본군을 격퇴하는 줄거리다.

'호랑이 이야기'에는 짙은 정치성과 함께 웃음과 해학이 가득 담겨 있다. 1인극답게 배우의 연기력만으로 관객들의 극적 상상력을 가동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작품. 극단 '함세상'의 김헌근씨가 병사역을 맡고, 화가 임옥상씨가 미술을 담당한다.'이 땅은 니캉 내캉''해직일기'등 민족극을 연출한 김교수는 "호랑이는 우리의 정서에 잘 녹아 있는 캐릭터"라며 "호랑이의 심상을 다시 깨워 힘든 이 시기를 웃음으로 극복하자는 것이 연출 의도"라고 말했다.

'호랑이 이야기'는 극단 '함세상'이 기획하는 해외 우수 번역극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 앞으로 연 1~2편의 번역극을 장기적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문의 053)427-8251.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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