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충청권 의원들 잇단 '몽니'에 분통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의 비협조가 갈수록 도를 더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에는 송파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보이콧하더니 급기야는 6월 전당대회 소집문제까지 들먹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상대후보로 나온 송파선거에서는 충청권 의원들이 나설 생각을 않고 있다. 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던 대전출신의 김칠환의원은 사흘째 자리를 고사하고 있다.

그렇다고 박총재 입장에서 이들의 몽니에 맞대응하기도 여의치 않다. 화가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드러내 놓고 불만을 표시할 경우 괜한 분란만 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주변 측근들도 "직접 나서지는 말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대신 박총재 주변에서 총대를 멨다. 지난 19일 조영장총재비서실장은 김용환수석부총재 출영을 위해 김포공항에 모인 충청권 의원들을 은근히 압박했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여기고 있는 충청권 의원들에게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당 공식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공천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요지였다. 내년 총선 공천이 불안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의원들은 현장에서 바로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또 김현욱사무총장도 거들었다. 이날 공항에서 김부총재에게 인사만하고 송파선거사무소에 들른 3명의 충청권 의원들을 '회개한 한마리 양'으로 표현했다. 나머지 의원들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이기도 했다.

'한지붕 두가족' 살림을 하고 있는 박총재가 당을 원활하게 장악해 나갈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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