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명대 첫 파이프 오르간 독주 호로진스키

최고 7단의 손건반 연주땐 온몸 던져야 흔치 않는 감상 기회"파이프 오르간 연주자는 절대 스키를 타지 않아요. 발 보호를 위해서죠"독주회를 위해 내한한 안드제이 호로진스키(49) 폴란드 국립쇼팽음악원 총장이 던진 농담. 알고보니 농담이 아니었다. 최고 7단에 이르는 손건반 위에서 두 손이 질주할 때, 두 발 역시 30여개의 발건반 위에서 '눈'을 달고 달려야 한다. 파이프오르간은 연주자에게 오체투지(五體投地)를 요구하는 거만한(?) 악기다.

"그런 점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악기의 여왕'으로 불립니다. 비교할 수 없이 넓은 음색과 음폭, 악기의 크기와 가격은 단연 '여왕'의 면모죠. 모차르트의 시대에는 오르간 1대가 전 오케스트라를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 건반 하나를 누르면 최고 50~60여개의 파이프가 한꺼번에 공명한다. 다른 어떤 악기도 흉내낼 수 없는 엄청난 배음(配音)효과와 잔향은 파이프 오르간을 '절대로 소리가 끊기지 않는 악기'로 만들었다. 제대로 된 악기를 구경하기도, 제대로 된 연주자를 만나기도 그래서 쉽지 않다. 이번이 네번째 한국방문이라는 호로진스키 총장은 90년대 초반부터 연간 100여회의 음악회를 열 정도로 왕성한 연주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가 본 최고(最古)의 오르간은 폴란드에 있다는 1280년산.

"계명대가 새로 건축한(파이프 오르간은 그 엄청난 규모 때문에 '설치'가 아니라 '건축'된다고 표현된다) 파이프 오르간으로 첫 연주를 하게 돼 기쁩니다. 좋은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계명대 파이프 오르간은 독일 칼슈케사의 519번째 작품으로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다음으로 큰 규모. 연주회는 21일 오후7시30분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열린다. 문의 053)620-2092.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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