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외벽에 투사되는 키스신, 광장의 계단을 오가며 벌이는 결투, 고공 리프트를 타고 입장하는 결혼식에 스포츠댄스의 경쾌한 리듬이 밤공기를 가른다.
탁 트인 밤, 야외에서 즐길수 있는 '광장연극'만의 맛이다. 대구에 광장연극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햄릿'에 이어 올 7월 '로미오와 줄리엣'이 또다시 광장연극이란 형식을 통해 관객을 찾는다.
대구문예회관 야외 광장에서 열릴 '로미오와 줄리엣'은 건물 사이의 광장, 계단, 건물 외벽등 주위 여건을 최대한 이용한 연극. 대극장과 소극장 사이를 주 무대로 옥상도 연기공간으로 사용되며, 관객은 별도의 좌석 없이 자유롭게 계단에 앉거나 서서 관람한다.
광장연극은 아직 국내에선 낯선 연극방식이다. 조명, 음향, 연기자의 애드립(즉흥연기)등 준비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공간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공법'을 고수하던 대구연극계로는 신선한 시도로 평가된다.
지난해 대덕문화전당에서 공연된 '햄릿'은 관객이 배우를 따라 움직이는 환경연극을 국내 최초로 시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광장연극의 최대장점은 '관객과의 교감'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것은 기존의 연극방법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마치 우리의 마당놀이와 흡사하다.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폭죽을 나눠줘 무도회에 참여케 하는 등 관객을 가만두지 않는다.
이외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연극적 맛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일종의 퍼포먼스를 연상시킨다. 동영상과 색소폰, 신시사이저, 첼로 연주가 곁들여지고 전통 무술 태껸을 도입, 결투장면에 사용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동서양의 문화적 충돌까지 경험케 할 계획이다.
홍문종, 조성진, 손현주씨 등 30여명의 배우들이 출연하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역은 현재 신인 캐스팅 작업중이다. 공연은 7월 29일부터 3일간 예정.
연출을 맡은 이상원 대구과학대교수는 "희곡·연기에 대한 실험은 있었으나 공간 실험은 많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대백프라자 옆 신천부지 등 공간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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